신예 돌풍잠잠 중견 활약-棋戰 진행상황으로 본 9월바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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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지난해까지만해도 정상권을 위협하던 신예들이 올해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서봉수9단도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그 「틈새시장」에서 중견그룹인 김수장(金秀壯.38)9단,양재호(梁宰豪.32)9단,정수현(鄭壽鉉.39)8단,최규병(崔珪昞.32)7단이 주가를 높이며 각 기전에서 도전권에 육박하고 있다.서봉수의 퇴조 와 중견의 부상은 승률경쟁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표 참조〉 국기전(國棋戰)은 유창혁(劉昌赫)6단과 양재호9단이 25일 타이틀 보유자인 이창호7단에 대한 도전권을 놓고 3번승부를 시작한다.
기성전(棋聖戰)본선리그에선 조훈현(曺薰鉉)9단,유창혁6단,김수장9단이 각 4연승으로 질주해 이들중 도전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반면 기성전의 신예 삼총사로 떠올랐던 최명훈(崔明勳.20)4단,김성룡(金成龍.19)4단,목진석(睦鎭錫.15)초단은 5할 미만의 승률로 이미 도전권에서 탈락했다.
최고위(最高位)전은 조훈현9단과 정수현8단이 승자로 결승에 올라있다.배달왕전 본선리그 A조에선 이창호7단과 최규병7단이 3연승으로 공동1위(徐奉洙.1승2패),B조에선 조훈현9단이 3승으로 1위고 장수영(張秀英)9단이 2승1패로 2 위,유망주 이상훈(李相勳.20)3단은 1승2패로 저조하다.
바둑계의 큰 흐름은 여전히 이창호를 정점으로 조훈현.유창혁 양웅이 도전하는 형국이다.그중에서도 조훈현9단은 타이틀전이 아닌 본선무대에서만큼은 아직 발군의 전적을 올리고 있다.
曺9단은 얼마전 끝난 박카스배결승에서 서봉수9단을 3대0으로셧아웃시키고 무관에서 탈출한 뒤 현재는 국수(國手)전에서 이창호에게 도전해 1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대왕전에서도 도전자는 曺9단.27일 제1국을 둔다.그러나 지난해 거의 全기전에서 도전자가 됐던 것에 비해 힘이 한풀 꺾인 인상이다.이틀에 한번 꼴로 치르는 과다한 대국이 40대의 曺9단을 지치게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런 기류를 타고 양재호9단이 크게 약진하고 김수장9단,정수현8단등 오래 고전해온 중견들이 무섭게 대시하고 있다.서봉수의침잠이 변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중견들은 과거 혹독하게 당했던 서봉수는 두려워해도 신예들은 두 려워하지 않는다. 신예들중 결승에 오른 유일한 인물은 MBC제왕전의 김성룡4단.그는 曺9단과 우승을 다투는데 MBC가 지난 봄 이미 방영중단을 선언한 터라 대회의 귀추가 아리송한 상태다.
朴治文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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