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백일장>9월입상작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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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시의 계절 가을이라서 그런지 불어난 투고량과 함께 작품의 질또한 높았다.다른 달 같으면 충분히 입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 이 달에는 그렇지 못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투고자 대부분이 새로운 얼굴들이어서 「중앙시조 지상 백일장」이 시조 부흥 운동에 그만큼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여간 기쁘지 않았다.
장원으로 뽑힌 김충규씨와 차상으로 뽑힌 김원씨의 경우에는 작품에 있어서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장.단점이 있었다.김충규씨의 작품이 다소 덜 다듬어진 느낌을 주는 반면 김원씨의 작품은 완벽하리만큼 능숙한 솜씨를 보이고 있다.그 러나 심사위원들은 패기와 신선미에서 장원의 작품이 다소 앞섰다고 보았다.
둘쨋수 중장과 같은 구절에서 김충규씨가 지닌 시적 역량을 높이샀기 때문이다.그러나 김원씨의 원숙미 또한 그에 못지 않아 이달 심사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음을 밝혀 둔다. 두 분의 작품 모두 제목을 바꿔 달았다.작품을 쓰는 만큼 제목을 정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주기 바란다.
차하 작품을 뽑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이명희.이태호.전영주씨의 작품이 고른 수준을 보여 주기 때문이었다.이명희씨의 작품이 서정에 충실한 반면 유연성에서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었고,전영주씨의 작품 역시 시조의 형식에 대한 깊은 이 해를 높이 샀으나 그 반면 감성적 기능이 이태호씨의 작품에 뒤져 아쉽게 입선권에 머물러야 했다.그러나 두 분 모두 좋은 시조를 쓸 수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그 다음 입선작으로 강문일.김무아.백승만씨의 작 품을 뽑았다.강문일씨는 감성의 섬세함이 돋보였고,김무아씨는 주제를 다루는 솜씨가 진지했다.그리고 백승만씨의 작품은 소박한 정서가 단수로서 깔끔했다. 이밖에도 단골 투고자 몇몇 분을 포함해 이득형.서민영.이금자.정기상.김영자씨의 작품들도 역량을 보여주었으나 아깝게도 입선권에서 밀려나고 말았다.입상자 모두가 처음 대하는 분들이라는점에서 앞으로 「중앙시조 지상 백일장」은 더욱 치 열한 접전의무대가 될 것 같다.
〈심사위원 이우걸.박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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