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대권후보경선-YS意中이 관문통과 열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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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형우(崔炯佑).이한동(李漢東)의원등 여권실세들에 뒤이어 김윤환(金潤煥)민자당대표도 차기 대권후보문제에 대한 운을 뗌으로써 민자당의 대권경선 문제가 주목을 끌고 있다.
15대 대선은 97년말에 치러진다.아마 예전의 대선과는 다른,간단치 않은 분위기일 것이다.그럼에도 민자당후보가 유력한 우승후보임은 틀림없다.그래서 민자당의 대통령후보 결정에는 비상한관심이 모아진다.민자당 당헌은 후보를 전당대회에 서 선출토록 하고있다.대의원들(5천명 이내)이 투표로 뽑게 된다.
민자당의 대통령후보가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둘만 돼도 경선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물론 경선 참여에는 일정한 자격이 요구된다.당무회의 제청이나대의원 10분의1 이상 추천이 필요하다.장삼이사(張三李四)는 끼어들기가 불가능하다.그밖에는 별 제한이 없다.당적보유도 선출일 현재 당원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순전히 논리상의 얘기지만 어쨌든 매우 간단한 룰이다.그러나 집권당의 대통령후보 자리를 노리는 당사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우선 당외인사가 입당해 경쟁할 경우다.이들은 고전할 수 밖에 없다.경선에 참여하려면 대의원 10분의 1 이상의 추천이 필요하다.대략 4백~5백명이다.대의원 10명의 추천권이 있는 지구당위원장을 50명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 다.
지구당위원장의 정수는 2백63석.물론 당무회의 제청케이스가 있으나 대의원 추천규정도 통과못할 사람이라면 거론할 가치가 없다. 또 추천대의원이 한 지역에서만 몰려나와서는 안되고 8개시.
도 이상에서 50명이상 대의원으로부터 고루 추천을 받아야 한다.이 부분은 당내인사들에게 조차 적지않은 부담이다.15개시.도가운데 대의원이 1백명 안되는 곳이 4개다.이때문 에 경선후보는 두명,많아야 세명을 넘기 어렵다.
민자당의 대권후보 경선에 참여하려면 지명도와 당내 조직을 겸비해야한다.그리고 이같은 조건을 어느정도 충족시키는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당내에는 김윤환(金潤煥)대표와 최형우(崔炯佑)의원,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 정도다.당내에는 이들중에도 8개시.도에서 각각 50명이상의 대의원 추천을 받기 쉽지않은 경우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당외에서 현재 거명되는 인사는 이회창(李會昌).이홍구(李洪九)씨등 전.현직총리가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계파의 그물로 촘촘 히 짜인 대의원들 틈을 파고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선택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金대통령의 지원은 모든 관문을 통과할 수 있게하는「마법의 열쇠」가 될 것이다.金대통령의 의중에 없는 인물,특히 당내인사의 경우 경선에 참여할 수는 있겠지만 당선되 기는 어렵다.金대통령은『후보결정은 경선으로 하되 나는 누구를 지지하는지를분명히 밝히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더구나 총선 공천이후 金대통령의 장악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金대통령의 판단에 따라서는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 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같은 金대통령의 낙점(落點)은 마지막 순간에나 있을것 같다.조기에 차기 주자를 가시화하면 권력누수 현상으로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총선결과와 그 이후의정계변화 역시 중요한 변수다.때문에 꼭 청와대 의 말을 빌리지않더라도 여권의 차기 주자를 점치는 일은 아직 성급한 것 같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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