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채장들 공약 뒷감당 못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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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全國綜合]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선거때의 무리한 공약(公約)을 뒷수습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6.27 지방선거당시「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식으로 선심성(善心性)공약을 남발했으나 공약지키기가 쉽지 않자 슬그머니「공약(空約)주워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허경만(許京萬)전남도지사는 선거당시 8대분야 1백가지 각종 공약을 내세웠으나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재정확보가 어려운 공약사업 16가지를 계획에서 제외시켰다.
전남도는 최근 許지사 재임기간중 10조5천억원을 투입,각종 공약사업 84가지를 실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나주~완도간 철도 신설등 굵직한 공약을 제외시켰다.
전북도 역시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가 새만금간척사업 조기완공등 선거기간중 내세운 공약 21건의 사업을 실행하기 위해선 총9조5천5백억여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이들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없자 이중 12건은 임기내 완료하고 8건은 계속사업으로,1건은 계획수립 사업으로 공약사항을 변경했다.
문정수(文正秀)부산시장은 가덕도 개발등 모두 1백23건을 내걸었다.총사업비는 약 12조원.
이 가운데 8조여원은 민자를 유치하고 나머지 3조9천억원은 국비와 지방비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나 예산확보가 어려워 구체적인추진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의근(李義根)경북도지사는 선거당시 30여건의 공약을 도민들에게 내걸었으나 사업비가 10조여원에 이르는데다 정부 차원에서추진돼야 하는 것이 많아 실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심완구(沈完求)울산시장은 70가지 공약을 내걸었으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6조4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울산시의 연간 예산규모는 일반.특별회계를 합해 8천억원에 불과하다. 이밖에 홍선기(洪善基)대전시장은 선거때 모두 크고 작은 공약 86개를 내걸었으나 아직 이에 필요한 재원규모조차 산출하지 못한 상태며,10개분야 1백43개 항목을 공약한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도 예산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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