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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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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 03면

유치웅 -작고 10주기 기념전

일창(一滄) 유치웅(1901~98) 선생은 한국 근·현대 서단에서 초서 분야의 한 경지를 일군 것으로 이름난 서예가이자 교육자이며 시조시인. 생전에 단 한 번도 개인전을 열지 않았지만 그의 글씨를 흠모하는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 단정하고 온아하면서도 고고한 품을 보이는 일창의 글씨는 ‘당대 독보의 초서’라는 평 속에 진한 인간미를 풍겼다. 고인의 글씨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일창의 10주기를 맞아 4월 28일부터 5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유묵전을 마련했다. 선생이 60대부터 90대까지 쓴 족자·현판·병풍 등 초서 대표작 70여 점이 처음 공개된다. 또 위창 오세창, 성재 김태석, 영운 김용진, 위당 정인보 등 교유했던 벗과 학형들과 나눈 각종 자료 150여 점이 함께 선보인다.

폴 포츠 -휴대전화 외판원 출신 영국 가수 내한

이 남자의 깜짝 성공 스토리는 지난해 7월 동영상과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뉴스로 지구촌 전역에 전해졌다. 영국 웨일스 출신의 휴대전화 외판원이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가수가 됐다는 소설 같은 이야기였다. 영국 텔레비전 스타 발굴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우승하며 남자 신데렐라가 된 주인공 폴 포츠(37)가 5월 초 첫 국내 공연을 위해 서울에 온다. 5월 3~5일 이화여대 대강당, 7일 부산 KBS홀 무대에 서는 포츠는 특히 공연 수익금의 일부를 북한 결핵어린이 돕기에 쓸 예정이어서 그 따뜻한 마음씨로 한국인에게 더 주목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저런 질병에 시달리며 어눌하고 수줍은 태도로 소외됐던 그가 가난과 병으로 고통받는 북한 어린이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백남준 -백남준 아트센터 완공 기념식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백남준(사진·1932~2006)의 영혼이 돌아와 쉴 집이 일반에 공개된다. 경기문화재단(대표 권영빈)은 4월 30일 오후 7시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백남준 아트센터(관장 이영철)에서 완공기념 축하파티를 연다. 주제는 ‘괴력난신(怪力亂神), 아으 오실사 꾀꼬리 새여’. 생전에 기행과 파격으로 이름났던 고인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다. 2001년 경기도와 백남준 명칭을 사용하는 세계 유일의 아트센터로 짓자고 결정할 때 그가 붙였던 이름은 ‘백남쥰이 오래 사는 집’이었다. 그가 40여 년 제 몸처럼 창조한 67점의 작품과 각종 자료 등 2200여 점이 이곳에 갈무리되며 10월 중 개관한다. 이날 파티는 조선시대 대궐 잔치 때 벌이던 춤과 노래인 정재(呈才)로 정갈하고 격조 있게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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