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동네] 깨알 같은 사랑…엄마의 그림 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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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맞벌이 부모에게 아이 교육은 늘 고민거리다. 어떻게 해도 안심되지 않는다. 무작정 값비싼 교재나 교육 시설에 의존할 수도 없는 일이다. 비용도 그렇지만 한편으론 성과도 걱정된다.

'일하는 엄마의 그림 편지'(박기영 글.그림, 다섯수레, 1만2000원)는 엄마가 직접 발벗고 나선 경우다. 고등학교 영어선생이 된 엄마가 출근 첫 날 채 돌이 되지 않은 아이가 자꾸 눈에 밟혀 써보낸 그림 편지가 모여 어느새 책 한 권이 된 것.

지은이는 "결과는 대성공이었다"고 밝힌다. 아들 원석이가 그림 편지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잔소리나 야단쳤을 때와 달리 잘못된 행동들이 척척 고쳐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닦기와 밥먹기. 2004년 2월 5일 편지에는 "원석이가 이빨을 안 닦았구나. 신난다. 긁어 먹어야지" "야! 맛있는 꿀떡이 붙어 있다. 나도 먹어야지"라는 말풍선과 함께 악마 모양의 벌레들이 이빨을 파먹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2003년 12월 26일 편지에는 "밥은 응가를 뻥! 차요!"라는 제목 아래 장 속의 밥 덩어리들이 똥을 굴리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변비로 고생한 적이 있는 아이에게 밥을 잘 먹어야 대변을 잘 볼 수 있다는 내용을 설명한 것이다.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지은이의 그림은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하다. 자상한 메시지와 함께 아이에 대한 엄마의 애정이 뚝뚝 묻어난다. 처음 생활 예절에 치중했던 편지 내용은 아이가 세 돌이 지나면서 동식물들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신준봉 기자

◆ 볼 만한 청소년.아동 신간

'아주 작은 씨앗'(잰 캐론 글, 로버트 갠트 스틸 그림, 최순희 옮김, 느림보,8500원)=밤에만 피는 덩굴 메꽃의 씨앗이 꽃을 피우기까지 과정을 통해 꿈과 희망을 전하는 그림책.

'살아 있는 모든 것들'(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부희령 옮김, 문학과 지성사, 7000원)=금붕어.강아지 등 12종의 동물을 소재로 생명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는 짧은 이야기 모음.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4'(이현세 만화, 김미영 글, 녹색지팡이, 9500원)=시리즈의 네 번째. 삼국을 통일한 신라와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가 공존했던 7~10세기 '남북국시대'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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