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연봉 현대차가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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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해 시가총액 기준 100대 상장사(거래소·코스닥 포함) 가운데 사외이사 연봉이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차인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사외이사 5명에게 총 4억3300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한 사람당 약 8700만원꼴로 100대 기업 평균(4346만원)의 두 배다.

1인당 지급액이 8000만원을 넘는 곳은 현대차와 하나로텔레콤(8208만원) 두 곳뿐이었다. 이들 두 회사 외에 SK텔레콤(7700만원)·KT&G(7676만원)·국민은행(7100만원)·LG전자(7000만원)의 사외이사가 평균 7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6000만~7000만원은 LS네트웍스·KT·LG 등 14곳이었다.

거래소·코스닥 시장의 ‘대장주’들은 상대적으로 사외이사 연봉이 적었다. 거래소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7명에게 6000만원씩을 지급해 100대 상장사 가운데 18위에 머물렀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NHN은 사외이사 3명의 연봉이 평균 800만원으로 100대 상장사 가운데 꼴찌였다. 그러나 NHN은 사외이사들에게 상당액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있어 연봉만 놓고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사외이사 평균 연봉이 2000만원 미만인 곳은 NHN을 포함해 LS산전(1200만원)·웅진홀딩스(1500만원)·현대오토넷(1600만원)·한진중공업홀딩스(1650만원)·코미팜(1800만원) 등 6곳이었다.

사외이사는 대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고액 연봉을 받는 사외이사 가운데 상당수가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어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눈치를 살피느라 본연의 의무에 충실하지 않으면 사외이사 무용론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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