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동호인"텐스클럽"-해외서 화합의 경기 펼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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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해외 관광하면서 현지에서 생활체육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테니스를 즐기는 국내 텐스클럽 동호인 45명은 최근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현지에서 저녁시간을 이용해 동호인들끼리 테니스경기를 벌여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단순한 관광에서 벗어나 해외에서도 생활체육을 즐겨 「일석이조」의 해외여행을 했다는 자평을 하고 있다.
지난 1일 밤 9시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의 「ABS테니스장」. 이들 동호인은 2천5백㎞를 달린 5박6일간의 뉴질랜드 南섬 관광을 마친 뒤 오클랜드에서 「한판승부」를 가졌다.
동호인들은 즉석에서 청.백등 2개팀을 구성했다.
텐스클럽 최기은 회장의 신호로 경기는 시작됐다.
경쾌한 랠리가 계속되고 몸은 땀으로 젖어들었지만 누구하나 라켓을 놓는 사람은 없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경기는 텐스배 여성복식 우승자인 김미랑(金美娘.41).조연선(曺連仙.38)씨가 각각 남편들과 복식조를 이뤄 치른 게임.
특히 그녀들의 남편은 똑같이 은행차장인데다 동성(同姓)이어서이들 부부 복식조의 대결은 주변 사람들 모두의 관심사가 됐다.
金씨 남편 윤태석(尹台錫.46)씨는 한일은행 종합기획부 차장.曺씨 남편 윤수열(尹秀烈.43)씨는 동화은행 차장.
두사람은 한일은행에서 같이 근무했던 적도 있다.
김미랑씨와 조연선씨의 기술이 상반된 점도 흥미를 끄는 요인이었다.9년 경력의 김미랑씨가 공격에 능한 반면 조연선씨는 8년경력에 수비에 능하다.
따라서 복식조를 구성할 때는 서로를 보완하며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지만 두사람이 서로 겨룰 때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했다.
같이 여행한 동호인 박진홍(朴鎭弘.38).황승규(黃承奎.42)씨도 흥미때문에 눈길을 돌리느라 정작 자신들의 게임은 엉망이되고 있었다.
여자친구와 테니스하러 왔다가 한국테니스 동호인들의 게임을 지켜보던 오클랜드 경찰 브렌튼(29)은 『한국의 동호인테니스팀 실력이 이렇게 좋으냐』면서 『가족들이 외국에까지 나와 테니스를같이 하는 모습이 참 좋다』고 말했다.
경기를 끝낸 뒤 땀을 씻던 윤태석씨는 『단순한 해외여행에서 벗어나 호흡이 맞는 여행객들이 서로 짝을 이뤄 생활체육을 즐기니 여행이 매우 뜻깊다』면서 『해외에서 하는 생활체육은 견문도넓히고 시간도 보람있게 보낼 수 있어 추천할 만 하다』고 강조했다. 부인 김미랑씨도 『해외에서 여행도 즐기고 생활체육을 통해 우의도 다져 뜻깊은 여행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오클랜드=河智潤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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