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곡물가 폭등으로 사병에 감자 먹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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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쌀과 밀 등 국제 곡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방글라데시 국방부가 육군 병사들에게 쌀과 밀을 줄이는 대신 감자를 제공하라는 명령을 일선 군부대에 하달했다.

17일 로이터와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감자는 방글라데시의 전통적인 주식이 아니지만 방글라데시 국방부는 육군 병사들에게 감자를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방글라데시에서 감자가 다른 곡물에 비해 값이 더 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글라데시 육군들의 식단에는 계급에 상관 없이 하루에 1인당 감자 125g이 포함됐다.

국제 곡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쌀과 밀, 식용유, 콩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두 배로 급등했다. 국제 식량값 폭등은 선진국보다는 상대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아시아 저개발국에 더 큰 타격을 미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홍수와 태풍으로 식량 생산량이 300만톤 가량 감소해 식량 수급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방글라데시는 최빈국이어서 값이 폭등한 곡물을 외국에서 수입해올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방글라데시 국방부는 공군과 해군, 민정경찰에게도 식단에 감자를 포함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올해 감자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300만톤이 증가한 800만톤으로 추산하면서 올해 풍수해에 따라 쌀과 밀 생산이 타격을 빚을 경우 감자를 비상식량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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