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에세이] 전세 낸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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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 아찌들 봐

무에 그리 흥이 나서

장구 치고 꽹과리 두들기는 거지?

지켜보는 이 하나 없고

바닥의 화살표는 갈 길을 재촉하는데

무슨 신명에 상모 휙휙 돌리고

웬 신바람에 발걸음 저리 가볍지?

마당은 기울었어도 장구는 바로 치라더니

나라는 어지러워도 풍악은 울릴 만한가 봐

어른들 속은 통 알 수가 없어

-제주 민속촌에서

사진=조건호(경북 구미시 송정동.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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