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올해 안에 모든 것 바꾸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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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영빈관에서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 포스트지 회장<左>과 인터뷰를 하고있다. [사진=김경빈 기자]

방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코리아 세일즈’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뉴욕의 ‘한국 투자환경 설명회’를 통해 11억8000만 달러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 세계적 물류회사인 ‘프로로지스’가 경기도 평택·부천 등 주요 항만 및 내륙 물류기지 개발에 10억 달러를 투자키로 한 것 등이다.

그는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영어로 ‘글로벌 코리아, 아시아로 통하는 문’이란 제목의 연설을 했다. 이 설명회엔 자미에 디몬 JP모건체이스 회장 등 세계 각국의 기업 대표 896명이 참석했다. 당초 예상한 400여 명보다 배 이상 많았다.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은 설명회에서 “한국에 투자해 노사 관계 문제가 발생하면 노총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조 지도자가 대통령의 공식수행원으로 해외 순방에 나선 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 정책도 설명했다. 그는 “모든 규제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며 자신이 ‘대한민국 최초의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확고한 비전과 경험, 그리고 강한 실천력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CEO”라며 “훌륭한 투자가는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우수한 CEO를 찾는다”고 말했다.

투자설명회에 앞서 미국 경제계 인사들과 연 오찬 간담회에서도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올해 내에 모든 것을 바꾸려 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간담회엔 존 A 테인 메릴린치 회장, 피터 그라우어 블룸버그 회장 등 26명이 참석했다.

뉴욕 행사를 마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에 도착했다.

곧바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그는 “나라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게 되면 휴가를 얻어 보름쯤 순회할까 생각한다”고 말해 동포들의 박수를 이끌어 냈다. 그런 뒤 ‘선진 일류국가 건설’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그동안 국가가 국민에게 변화를 요구했는데 성공할 수 없다. 위에서부터 변화해야 한다”며 “정치는 더더욱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이 변하면 장관이 변할 수 있고 (정부 부처) 국장이 변할 수 있다. 위가 변하지 않고선 변할 수 없다”며 “어떤 사람들은 나 보고 ‘너무 설친다’고 하지만 변화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만날 준비 돼 있다”=이 대통령은 19일 오전에 방영될 예정인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취임한 이후로 남북 관계가 악화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북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만약 김 위원장에게 내 말을 전할 기회가 된다면 한반도의 참된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힘써 보자고 말하고 싶다. 김 위원장은 발전적인 관계 형성을 위한 매우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대운하와 관련해 그는 “단순한 선거 공약이 아니다. 물 부족 문제, 여러 내륙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이슈라고 볼 수 있다. 대운하는 이 모든 사안을 다룰 수 있는 포괄적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글=최상연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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