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정당들과 청소년, 그리고 특히 대학생과의 관계에 관해 생각해 본다. 어째서 한국의 정당들은 청소년, 그리고 특히 대학생 사이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선진 민주국가의 정당이 대학에 지부를 갖고 있거나, 때로는 고등학생까지도 포함하는 청소년 조직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나름대로 그럴 만한 사유가 있다. 우선은 어떤 정당이, 젊음과 지성을 갖추고 현실적 이해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그리고 미래를 담보하는 젊은이에게 그 정당의 존립 이유와 추구하는 목표를 설득하고 그들에게 동참할 명분과 정열을 고취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정당이 그렇게 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는 것은 정당의 중요한 뿌리 하나가 없는 셈이 아닌가. 그렇다면 정당 사이의 남은 승부처는 개개인의 인물이나 지역 정도가 된다.
더 중요한 문제는 차세대 정치인의 양성이다. 정치는 이념이나 이론만이 아니며 종교나 시민운동과도 다른 영역이다. 정치의 영역에서 활동하기 위해 일찍부터 정치인으로 형성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한국의 정당인은 자기들만의 권력게임에만 몰두하지 말고 현실의 문제의식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며 차세대의 정치인을 양성하는 준비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라종일 우석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