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살리기 나선 강기권 남제주 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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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감귤의 주산지인 남제주군이 갈수록 경쟁력을 잃고 있는 감귤 대신 '골드 키위'를 대체작목으로 내놔 농가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 5일 세화리의 한 농장에서 재배방법 시연회를 열었다.

골드키위는 뉴질랜드산 신품종으로 일반 키위보다 열매 표면에 털이 없고 당도가 높다. 국내에서도 ㎏당 1만~1만2천원에 팔리는 고부가가치 과일이다. 국내 수입량이 연간 3천여t에 이를 정도로 시장 전망도 밝다.

지역 내 농가에 이를 전파하기 위해 강기권(康起權)군수가 직접 뛰고 있다. 康군수는 지난해 말 골드키위의 묘목과 세계시장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뉴질랜드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사의 문을 두드렸다. 주문자상표생산(OEM) 방식으로 골드키위를 생산해 전량 납품하는 조건으로 '골드키위 묘목'을 들여왔다.

다음은 강군수와의 일문일답.

-골드키위를 들여 온 배경은.

"남제주군 지역 총생산의 60%를 1차산업이 담당하고 있다. 감귤이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는다. 하지만 최근 4~5년새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농민의 살림이 어려워졌다. 우연한 기회에 주한 뉴질랜드 대사의 자국 키위산업이 신품종을 개발해 되살아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릎을 쳤다. 감귤의 대체작목으론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 농가 소득증대에 보탬이 되나.

"골드키위 재배가 성공하면 제스프리사와 남제주군 농민은 서로 이득을 볼 것이다. 제스프리사는 연중 골드키위를 세계시장에 내 놓는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의 재배 물량으론 한계가 있다. 4~10월 동안의 출하물량은 뉴질랜드에서 생산하고 나머지는 남제주군 농가들이 공급하는 형태다. 제스프리사는 제주에서 11~3월 재배 물량을 확보하게 된다. 판로가 보장된 셈이다."

- 농가 소득 전망은.

"유통비용을 빼면 ㎏당 농가 수취 가격이 3300원쯤 될 것이다. 3백평을 재배하면 1000만원어치의 골드키위를 생산할 수 있다. 신 품종 감귤인 한라봉과 맞먹는다. 일반 감귤보다는 7~8배 더 많다.

-과연 제스프리사가 원하는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나.

"제스프리사와 면밀한 검토를 했다. 기후 등 재배조건을 따졌다. 제스프리사도 골드키위의 재배지로 남제주군이 적지라는 판단을 했다. 국내에서는 이를 재배할 곳은 제주뿐이다. 세계적으로도 몇군데 안 된다."

-재배 물량을 어떻게 늘릴 것인가.

"지난달 12일 들여온 묘목 1만500그루는 재배를 희망하는 관내 60여 농가에 곧 분양 할 예정이다. 농가의 신청을 받아 연내 15만평 규모의 골드키위 생산 농장을 갖출 것이다. 궁극적으론 30만평까지 재배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3년이 지나 수확 단계에 돌입하면 연간 골드키위의 생산량은 5천t에 이를 것이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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