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북스>"암흑의 태양" 리처드 로즈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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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수소폭탄 발명에서 비축까지의 美蘇간 경쟁과 이로 인해 인류가「핵 아마겟돈」에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접근했었는지를 파헤친 논픽션. 저자는 회고록.인터뷰.FBI파일과 92년 공개된 옛 소련 KGB비밀문서등 다양하고 참신한 자료를 동원해 수폭개발과정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갈등,기술적 장애,첩보전쟁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여기엔 스탈린.트루먼.KGB의장 베리야. 사하로프 박사와 소련간첩 킴 필비.로젠버그 부부등의 숨겨진 일화가 풍부히 담겨 있다.
49년 9월초 소련의 첫 원폭실험을 알게된 미국지도자들은 핵전쟁의 강박관념으로 더욱 강력한 핵무기개발을 서두르게 되고 52년 수폭실험에 성공한다.헝가리 난민출신 이론물리학자 에드워드텔러 박사가 여기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수폭의 아버지」로 불리게 되나 저자에 따르면 텔러 박사는 명예욕에 불타는 인물이었다는 것.또 소련에 대한 핵선제공격론자였던 커티스 르메이 美전략공군사령관이 공격명분을 얻기 위해 50년대 전반 蘇영공으로 도발비행을 지휘했다는 이야기가 눈길 을 끈다.수폭에 관한 정치논쟁의 형성및 전개과정,핵무기 산업체의 역할등에 관한 언급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기술적 문제에 관한 저자의 명쾌한 설명이 이를 보충하고도 남는다.
저자는 이미 『원폭제조』란 전작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이 분야의 전문가로 이 책은 대중의 과학적 이해를 돕기 위한 슬론재단의 「새 슬론 기술시리즈」의 하나.〈Simon & Schuster刊.7백36쪽.$30〉 金成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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