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블로그] 최연소 양정례 당선자 빚이 1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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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18대 총선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31) 당선자. 중앙선관위 후보자 명부에 따르면 양 당선자는 “학력 대학원 졸업 석사, 경력 박근혜 전 대표 지지모임 ‘새시대 새물결’여성청년 간사, 직업 (사)건풍복지회 연구관”이라고 한다. 그 외에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그녀가 속한 친박연대의 주요 당직자들조차 “이름도 처음 들어본 양 당선자가 어떻게 공천을 받았는지 잘 모른다”고 말할 정도다. 양 당선자가 ‘직업’으로 기재한 건풍사회복지회는 그녀의 어머니 김모씨가 이사장으로 있다고 한다. 건설업체 대표로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진 어머니 김씨는 1990년대 초반 서울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국회의원 당선자가 확정된 후 많은 언론에서 양 당선자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아직 그녀에 대한 정보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아직 모습을 공식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전화가 연결돼도 “바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양 당선자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것은 친박연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녀가 영어강사를 지냈다는 사실이다. 또 당선 확정 후 일부 언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녀의 재산 7억1600만원이라는 점이다.

출처=친박연대 홈페이지.

그런데 그 재산에 약간의 ‘오해’ 소지가 있다. 양정례 당선자가 신고한 재산 7억1600만원은 그녀 자신만의 재산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녀가 후보등록 때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 7억여원은 자신 뿐만 아니라 부모의 재산을 포함한 액수다. 재산 내역은 단출하다.

토지 등 74억5600만원, 현금 4000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출금 등 채무가 67억8000만원이다. 보유 자산에서 채무를 빼면 재산은 7억1600만원으로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가액과 똑같다.

그런데 신고 당시 현금 20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양 당선자는 본인 명의로 금융기관 대출금이 10억8000만원이나 있다는 사실이 눈길을 끈다. 대학원을 졸업한 지 얼마 안되고 우리 나이로 32살인 양 당선자가 10억원이 넘는 빚을 왜 지게 되었고, 또 이자 등은 어떻게 갚아가고 있는 것일까.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그녀의 어머니의 채무는 20억원이고 경기도 파주시에 큰 땅을 소유하고 있는 아버지는 37억원의 채무를 안고 있다. 세 사람 모두의 채무를 합치면 총 67억8000만원이다. 사업을 하려면 적지않는 빚을 질 수 밖에 없지만 재력가로 알려진 집안이 많은 채무를 안고 있다는 사실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위쪽이 이화여자대학교. 그 앞에 양 당선자 어머니의 빌딩 2채가 있습니다. [출처=구글 어스 홈페이지]

특이한 것은 양 당선자의 어머니 김씨는 서울 이화여대 앞에 빌딩을 2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 당선자가 신고한 재산목록에 나오는 어머니 김씨 명의의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OO-O6은 대지 면적 185.8㎡(약 56평)에 5층 건물이 들어서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중 2층에서 5층은 용도가 여관이다.

역시 어머니 소유로 되어있는 인근의 OO-O5는 대지 면적이 330.5㎡(약 100평)으로 여기에도 5층 건물이 세워져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빌딩 5층은 사무실과 주택이 있다.

양 당선자 부모의 주소가 현재 여기로 되어 있다. 두 대지는 2007년 1월 1일 현재 공시지가는 1㎡에 각각 985만원, 780만원으로 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2000만원이 넘는다. 시세는 이보다 훨씬 비싸다. ‘노른자위’ 땅이다.

비록 신고한 순재산이 7억1600만원 뿐이라고 하지만 양정례 당선자의 부모는 재력가가 맞긴 맞는 모양이다.

노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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