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들도 3명 빼고 모두 후배 … 송진우 “정말 오래 해먹었나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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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송진우(42)라는 이름 앞에는 프로야구 최고참 선수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역대 최다승 투수이기도 하다.

1966년 2월 16일생. 1989년 프로무대에 뛰어들었으니 올해로 프로 20년차다. 그가 빙그레(현 한화) 유니폼을 처음 입었던 89년은 올 시즌 고졸 신인들이 태어난 해였다. 선수협 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송진우는 “요즘 들어 부쩍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심판이 송진우보다 나이가 적단다. 22명의 1군 심판 가운데 송진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3명뿐이다. 조종규 심판위원장(53)과 오석환 심판차장(44), 그리고 임채섭(45) 심판 등이다.

코칭 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장종훈(40)·조경택(38) 코치 등은 한 팀에서 뛰던 후배들이다. 송진우는 “코치님이라고 불러야 마땅하지만 나도 모르게 이름이 먼저 튀어나온다”며 웃었다.

선수들이 모이는 라커 룸에서도 송진우는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많게는 20년 이상 나이차가 나는 후배들은 ‘큰 삼촌’ 같은 송진우와 시선이 마주치는 것도 피할 정도다.

송진우는 2년 전부터 원정경기를 갈 때면 방을 혼자 쓴다. 원정경기 때 독방을 쓰는 건 감독과 송진우뿐이다. 송진우는 “정말 오래 해먹긴 했나 보다. 그나마 구대성·정민철 등 베테랑들이 함께 있는 게 위안거리”라고 말했다. 구대성은 39세, 정민철은 36세다.

그러나 송진우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나이를 잊는다. 8일 경기에선 두산 선발투수 김선우와 맞대결을 펼친 끝에 5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물론 역대 최고령 승리였다.

정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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