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인도特需>下.전망과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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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인도가 중국의 밥그릇까지 빼앗을지도 모른다.』 최근 서방기업들의 중국 투자분위기가 한풀 꺾인 틈을 비집고 인도가 투자 유망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한국기업에도 이 말이 들어맞을까. 대우그룹이 인도자동차사업에 뛰어들었나 싶더니 벌써 현지에 제2공장을 지을 생각까지 하고 있다.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회장은 씨에로 예약이 엄청나게 밀리는 것을 보고 연6만대 생산능력을 10만대규모로 늘릴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효성물산은 지난달 인도 투자개척단을 보내 화섬공장설립부지를물색했다.
경방도 지난달 인도의 바르드만그룹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정방기 2만추 규모의 방적공장건설에 1천5백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을세웠다.선경그룹은 현재 벌이고 있는 삐삐사업 이외에 이동통신 분야까지 진출할 생각이고 올 가을에는 5천만달러 규모의 폴리에스테르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전자의 허만선(許萬善)이사는 『인도는 자본주의체제가 이미자리잡고 있는 나라로,우리기업들이 사업하기가 중국보다 용이하다고 본다』며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인도를 중국에 이은 제2의 전자제품생산기지로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지난 4월 인도투자조사에 참여했던 LG그룹의 김준경(金俊經)차장은 『에싸르.텍슬라그룹등 인도의 재벌기업들이 LG와의 합작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안에 인도 투자사업을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그에 따른 문제점도 속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인도의 상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항범(安恒範)대한무역진흥공사 前뉴델리 지사장은 『상거래 문화가 너무 차이난다』면서 『인도는 상거래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항을 계약서에 정해놓지 않으면 상대편이 클레임을 당하기 일쑤』라고 강조했다.미미한 사항이라도 문서로 남기지 않 으면 안되는실정이다.
오죽했으면 종합상사 관계자가 해외 바이어 블랙리스트(불성실바이어)엔 인도기업인이 가장 많다고 했을까.그래서 중소기업이 몇십만달러 단위로 인도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매우 높다는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 위주의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이중삼(李中三) ㈜선경전무는 『인도와 합작할 때는 계약서가 완벽해야 하고 한국기업은 해외마케팅,인도는 공장운영 등으로 업무분담도 확실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력등 인프라(사회간접자본)시설이 부족해 신속한 인도를 요구하는 품목이나 안정적인 전력을 필요로 하는 품목의 경우는 자유무역지대나 연안지역을 찾아나서야 된다는 지적이다.
문화적인 차이도 주의해야 할 점이다.김선웅(金善雄)한양대교수는 『인도는 다종족국가로 문화나 제도등을 깊게 연구하지 않고서는 자칫 파트너는 물론 근로자들과도 갈등을 빚을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閔國泓.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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