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지중해 메워 에코타운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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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왕국'·'조세 천국'으로 유명한 지중해 연안의 소국 모나코가 바다를 메워 대규모 ‘친환경 타운’을 건설한다. 간척사업은 생태계에 피해를 주지않는 친환경 공법으로 이뤄 지고 완공 후에도 완전한 에코 타운으로 운영된다.
모나코 정부가 최근 밝힌 계획에 따르면 모나코 해안에 위치한 그랜드 카지노와 라보토 해안 옆까지 해안선을 따라 바다를 메워 10만㎡의 땅을 새로 만든다. 모나코 국토의 2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면적은 27만5000㎡에 달한다. 모나코 정부는 조만간 이 공사의 최종 시행ㆍ시공사를 결정하고 올해 안에 공사에 들어간다. 공사는 2018년까지로 예정돼 있다.

◇공사땐 생태계 파괴 제로,완공후엔 에코타운=이번 간척 사업은 철저하게 친환경공법으로 진행된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평소 환경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모나코 국왕 알버트 2세가 이 사업을 대표적인 환경타운으로 건설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모나코 도시계획 담당 파트리스 셀라리오 국장은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목표는 친환경 공법에 의해 친환경 방식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위치를 선정할 때 해안의 산호초 보호 구역과 수중생물 보호 구역인 라르보토 해안을 피했다. 바닷 속 지반 공를 할 때 수중 생물의 산소 공급을 차단할 수 있어 이를 피하는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모나코는 최근 수중 생태계 보호를 위해 먹이를 공급하는 물고기집을 바다 속에 설치하기도 했다.

10년 뒤에는 완전한 녹색마을로 꾸려진다. 현재 모나코에는 수십층 짜리 고층 건물이 즐비하지만 이 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상가·호텔·사무실 건물은 11층 이하로 제한한다. 많은 사람이 몰리면 환경이 오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자급자족한다는 목표 아래 재생 에너지 생성 시설을 갖춰 타운 전체 전력을 공급하고, 물 재처리 시설도 설치해 식수를 공급한다. 또 이 지역을 청정 교통구역으로 운영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카와 자전거 등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자에게 요금 등 혜택을 주고 통행 우선권을 줄 예정이다.

◇㎡당 최소 3만유로 이상 거래 예상=이번 공사는 유럽 최고의 땅 값을 자랑하는 모나코의 금싸라기 땅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모은다. 모나코 상공회의소 프랑크 비앙케리 의장은 “벌써부터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새 땅은 현재 모나코의 평균 시세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모나코의 평균 지대는 ㎡당 3만유로(약4500만원) 안팎이다. 가장 비싼 지역은 7만유로(약1억500만원)를 넘는다. 바로 인접한 프랑스 땅보다 10배 비싼 가격이다.

모나코=전진배<특파원allonsy@joongang.co.kr>

☞모나코=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왕비가 되면서 우리에게도 친숙해졌다. 바티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작은(1.95㎢) 나라다. 조세 회피 지역으로 개인에 대한 소득세,상속세,양도세 등이 전혀 없다. 주요 수입은 카지노와 호텔 등 관광 산업이다. 국가 전체가 관광타운이어서 물가는 프랑스 등 서유럽의 두 배가 넘는다. 도시 전체 도로를 일주하는 모나코 포뮬러1 자동차 경주대회는 세계 최고의 대회로 꼽힌다. 국방은 프랑스의 보호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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