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영화에 대한 존경표현 오마주 기법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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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영화감독이 자신이 만드는 영화속에서 특정인물이나 다른 영화에대한 자신의 존경의 뜻을 나타내는 것을 영화계에서는 존경.경배의 뜻을 가진 프랑스어 단어를 따 「오마주」라고 부른다.
올 여름 개봉영화중 이 오마주가 나타나는 외화가 세편이나 있어 관객들에게 재미있는 화제가 되고 있다.
『크림슨 타이드』『아폴로13호』『저지 드레드』등이 바로 그 것. 핵잠수함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크림슨 타이드』에서는 감독 토니 스코트가 어려서 감명깊게 봤던 잠수함 소재 영화 『상과 하』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하고 있다.
영화속 출연자들이 『상과 하』에 나오는 배우이름을 거론하는 것이다.핵잠수함이 작전지역으로 출발하자 육지에 있던 승무원들이배로 돌아오는데 그 과정에서 장교들이 영화 『상과 하』를 화제로 삼는다.
『「상과 하」의 주연이 누구더라.』『로버트 미첨이지.』『맞아,그렇다면 그 흰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독일친구는 이름이 뭐지.』『쿠루트 율겐스 아닌가.』 그것도 모자라 주변에 있던 병사에게같은 질문을 하고 출연배우를 맞히지 못하자 벌로 팔굽혀펴기를 시키기도 한다.
딕 파월감독의 57년도 작품인 『상과 하』는 로버트 미첨과 쿠르트 율겐스 주연으로 2차대전중 남대서양상에서 벌어지는 독일잠수함과 미군 구축함간의 치열한 추격전을 다루고 있으며 잠수함소재 영화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영국출신 토니 스코트 감독은 어린 시절 『상과 하』를 보면서감독의 꿈을 키웠고 잠수함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톰 행크스가 비운의 우주선장역으로 출연하는 『아폴로 13호』에는 톰 행크스가 연기하는 배역의 실제인물이 단역으로 출연한다. 톰 행크스는 1970년 달착륙 직전 우주선 산소탱크 폭발사고로 계획을 포기하고 목숨을 건 귀로에 올랐던 비운의 아폴로13호 선장 짐 로벨역을 연기한다.
영화의 원작이 된 회고록을 직접 쓴 것은 물론 영화촬영중 많은 조언을 하기도 했던 짐 로벨은 지구로 돌아온 우주캡슐을 회수하는 미국 항공모함 선장역으로 영화에 잠시 얼굴을 비친다.론하워드감독과 톰 행크스가 영화의 모체인 회고록을 읽은 뒤 짐 로벨선장에게 존경심을 갖게 됐고 그의 얼굴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정중히 출연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만화를 바탕으로 만든 『저지 드레드』는 영화 도입부에 원작 만화의 몇몇 장면을 화면으로 보여준다.영화 못지 않은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독특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원작만화에 대한 제작진의 존경심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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