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 있나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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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 사이에 대화가 단절된 시대라고 말한다. 많은 아이들이 직장 일에 매달려 있는 아빠나 공부 잔소리만 늘어놓는 엄마와 더 이상 대화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학업도, 가정도 내팽개치고 부모가 통제할 수 없는 어두운 세계에 빠져버리기도 한다.
답답해진 부모들은 하소연한다. 어떻게 해야 다시 아이와 행복한 교감을 나눌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혈연의 정이 넘치는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지.
유명 여행 작가 오소희(38) 씨가 아이를 기르며 대화한 기록 《엄마, 내가 행복을 줄게》(큰솔 출판사)는 곤경에 처한 부모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슬기로운 육아가 뭔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자식을 키우면서 한 평생 받을 효도를 한꺼번에 다 받는다는 유아기-그 가운데 4살부터 7살까지는 아이의 인성이 형성되는 더없이 중요한 시기다. 이때 아이들은 새로이 배운 말과 자유로이 놀리게 된 몸으로 온갖 예쁜 사랑을 고백하고 온갖 귀여운 행동을 하고 온갖 엉뚱한 질문을 한다. 부모들은 때로 감동하고 눈시울을 붉히며 폭소를 터뜨리고 당황한다. 부모의 감동과 눈물과 웃음과 당황스러움을 천연덕스럽게 먹고 아이들은 쑥쑥 자라난다. 그리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부모도 더불어 행복한 성장을 한다

작가는 육아란 치열하게 공부해야 할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으로 충분한 일이라고 말한다. 학습지나 학원의 부추김에 호응하면서 결과를 채근하는 날 선 부모의 역할에서 벗어나 아이의 소중한 순간들을 어깨 힘을 빼고 지켜보라 권한다. 아이와 벌레를 함께 들여다보는 동안 작고 힘없는 존재들의 치열한 생명력을 느끼게 되고,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에 기꺼이 동참하면서 소통의 끈을 이어가야 한다. 그것이 부모와 자식의 행복한 관계를 오래도록 지속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작가는 명문대를 나와 광고회사를 다녔지만 한 번도 삶에 안착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20대 후반에 계룡산 자락에 3년간 정주하며 자연을 알게 되고, 아이를 낳아 유년을 두 번 살면서 비로소 삶에 닻을 내렸다. 더 잘 떠나는 자만이 더 잘 머물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아이가 세 돌 되던 해부터 터키, 라오스, 아프리카 등 세상의 변방을 아이와 사이 좋게 거닐다가 서울 부암동의 낡고 오래된 동네에 정착했다. 이 책은 사람 냄새와 흙 냄새가 푸근한 그곳에서 각박한 삶에 쫓기는 이웃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라고 할 수 있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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