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國 경제첩보戰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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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냉전종식 이후 아시아국가들 사이에 경제.통상정보 획득을 위한스파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5일 미국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호주 시드니發 보도에서 호주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정보관련 지출규모가 지난 10년 사이에 2배로 늘어났다고 전했다.이 분석에 따르면 이 지역의 정보활동은 거의 경제 분야 에 집중돼 국가간 통상협상이나 국제입찰 등에 각국 정보기관의 개입이 일상화되고 있다.
각국의 치열한 스파이전은 최근 미국과 호주 사이에 불거진 對중국 정보 공유문제 다툼으로 표면화됐다.미국과 호주 양국 정보기관은 92년 캔버라 소재 중국대사관에 수십개의 도청장치를 설치했다는 것.두 나라는 당초 여기서 수집된 정보를 미국이 먼저분석하되 그 내용은 호주측과 공유한다는 원칙을 세웠으나 호주쪽에 넘겨지는 내용이 부실한데다 특히 중국시장을 두고 양국이 경쟁국으로 바뀌는 등 여건이 변화하면서 갈등을 빚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스파이전에서 호주측이 당한 사례도 있다.호주측은 최근 정밀조사를 한 결과 인도네시아.베트남.터키.중국.러시아.브라질 등 최소한 9개국의 자국(自國)주재공관 및 관저에서 도청장치가발견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재 호주대사관의 경우로 대사관에서 5백여m 떨어진 곳에 대사관내 대화를 탐지하기위한 음파분석 도청장치가 설치돼있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것.
이 신문에 따르면 아시아국들중 정보전에 가장 주력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호주며 싱가포르는 가장 정교한 도청설비를 보유하고있다.한편 호주는 81년 이래 정보관계 요원수를 1천명에서 2천명으로 늘리는 한편 93년에는 2억5천만달러를 들여 중국위성을 추적하기 위한 설비를 갖췄으며 일본 또한 북방도서에 2개의지상통제국을 운영하고 있다.
[워싱턴=金容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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