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성폭력 ☎ 1331 신고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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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가인권위원회가 스포츠 분야 성폭력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 인권위는 7일 “전화와 인터넷, 방문 상담을 통해 성폭력 등 인권침해 사례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제보 전화는 전국 어디서나 국번 없이 1331번이다. 인권위가 특정 사안에 대한 제보 접수를 따로 홍보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권위는 제보 접수를 위해 스포츠 분야에 대한 별도의 상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상담원들이 활용하도록 했다. 문경란 인권위 상임위원은 “최근 대한여자농구연맹(WKBL)이 여자 농구선수들의 성폭력 문제를 제보할 수 있도록 핫라인을 개설했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며 “스포츠 분야 인권 침해의 조사·구제 업무를 체육계에만 맡겨두기는 어렵다”고 제보를 받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인권위는 법적으로 진정 요건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에도 성폭력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계획이다.

인권위는 지난달 대한체육회와 ▶폭력·성폭력 침해 실태 조사 ▶징계 및 사법조치 촉구 ▶학생선수 지도자 대상 인권교육 ▶장·단기 인권 개선 방안 등을 함께 추진하자는 ‘스포츠분야 인권 향상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하고 특별대책팀을 구성했다. 그간 스포츠 성폭력 실태를 파악해 온 서현수 사무관은 “중학교만 들어가도 스포츠가 직업처럼 돼 버려 피해 선수가 직업 포기를 각오하면서까지 피해 사실을 밝히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체육계 내부에서조차 성폭력이 뿌리깊다고 인정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10월까지 실태 보고와 정책 대안 수립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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