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곡물 자급률 OECD 바닥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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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곡물가가 치솟으면서 세계 곳곳에서 식량 위기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우리도 비축량을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6일 우리나라는 국내 곡물 소비량의 25.3%만을 국내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다. 자료가 입수되지 않은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29개 OECD 회원국 중 26위다. 우리보다 자급률이 낮은 곳은 북극권의 섬나라로 곡물 공급을 100% 수입에 의존하는 아이슬란드와 네덜란드(21.2%), 일본(22.4%)뿐이었다. 이들 3개국과 한국·포르투갈(27.7%)을 제외한 24개국은 자급률이 아무리 낮아도 50%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곡물 자급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프랑스(329%)였고, 체코(198.6%), 헝가리(153.7%), 독일(147.8%), 슬로바키아(140.6%)순으로 곡물 공급에 여유가 있었다. 영국은 125.3%로 8위, 미국은 125%로 9위였다.

이번 조사는 2003년 생산·소비량을 기준으로 한 것이나 잇따른 가뭄으로 생산량이 급감한 호주를 제외하곤 국가별 자급률이 크게 변하기는 어렵다고 농촌경제연구원은 밝혔다.

김태곤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곡물 시장이 소수의 수출국과 다수의 수입국으로 양극화됐다”며 “가격 변동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주요 곡물의 일정량을 상시 비축하는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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