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입에 맞을지 어떨지 모르겠지만,드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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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구찌(口)」는「입」,「구찌니 아우(口に 合う)」는「입에 맞다」는 말인데,남에게 물을 때는 앞에 존경을 나타내는 오(お)를 붙인다.「~까 도-까 와까리마셍가」는「~인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의 뜻을 가진 중요 문형이다.정성들여 차 리기는 했지만 손님 입에 맞을지 모르겠습니다.그래도 들어 보세요 하고 권하는 기분은 어제의「쯔마라나이 모노」나 마찬가지 정서를 담고 있다. 그런데 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면 한국쪽이 훨씬 가짓수가 많다.그렇다고 해서 일본인에게 박대를 당했다고는 생각하지말자.일본에는 양을 가지고 사람을 환대하는 습관이 없을 뿐이다.다 먹지 못할 게 뻔한데도 많은 양의 음식을 늘어놓 는 것은손님들에게 「요리를 남겨서 죄송합니다」고 사죄하게 만드는 일이라 도리어 실례가 된다.이렇게 생각하는 게 일본적인 마음이다 따라서 그 반대의 경우,즉 일본인이 한국인의 집에 초대를 받았을 때도 비극은 일어난다.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려져 있는 음식,게다가 거의 일본사람 입에는 맵기만 한 음식.「이걸 전부먹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진땀이 난다.입이 짧은 사람은 수북하게 담아주는 밥공기만 봐도 먹기 전에 배가 잔뜩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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