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寬전-갤러리 현대 21일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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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구한(舊韓)시대가 정식으로 막을 내리고 타율의 역사로 들어간일제시기 초.경상북도 청송의 깊은 산골에서 태어나 평생동안 추상이란 현대미술을 뒤따르면서 결국 그의 손 어디엔가는 붙잡았다고 생각했던 작고(作故)서양화가 남관(南寬.19 11~1990)의 5주기 기념전.
소개작품은 그의 마지막 10년을 중심으로 60년대부터 작업한내용을 포함해 40여점이다.
그가 남겨놓은 기다란 이력은 마치 국내에 서양미술이 도입돼 곡절끝에 서서히 정착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정형적이다. 당시 누구나 그렇듯 그는 일본에 유학,도쿄태평양미술학교를 마쳤다.
그리고 일본의 제전(帝展).문전(文展).일전(日展)을 통해 비록 식민지청년이지만 그림에 상당한 실력이 있음을 인정받았다.
해방과 전쟁의 혼란을 치르고 그는 우리화단 이 독자의 힘으로외국의 미술정보를 받아들여야 할 때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60년대 후반까지 프랑스의 여러 살롱전에 두각을 나타내고 귀국,미술교육의 산실로 자리잡기 시작한 홍익대에서 10년간 제자를 지도했다.그리고는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작업을 계속했다.
그의 선각적이면서도 정열적인 활동은 생전의 그에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과 문화훈장을 안겨주었다.
지금 그의 작업에 대해서는 유학생활에서 받아들인 유럽 앵포르멜을 자신의 체험속에 다시 녹이면서 독특한 인간형상이나 상형문자란 상징체계를 도입한 것이란 평(評)과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술평론가 유재길씨는 그것을 「이미지표현을 통해 자연과 인간간의 조화를 그리고자 한 것」이라고 평하기도 한다.(734)8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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