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系 新黨창당 배경.시나리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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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이 민주당의 장래에 대해 결론을 내렸다.이기택(李基澤)총재와 싸우느니 새집을 짓겠다는 것이다.
대주주인 동교동계가 빠져나갈 결심에 따라 민주당은 미니정당으로전락하게 될 운명이다.
金이사장은 지방선거가 끝난 6월28일부터 열흘째 장고(長考)를 거듭했다.그의 사색의 포인트는 첫째 15대 총선에서의 원내제1당 구축,둘째 수권정당으로서의 안정감을 주기 위한 외부 인사 영입에 있었다고 한다.그 결과 효율적 당운영 과 일사불란한선거준비를 위해 신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결심을 내리게 되었다는게 동교동계 의원들의 설명이다.
신당쪽으로 결심을 한것은 복잡한 당내 역학구조 때문이다.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입증된 DJ의 가공할 득표력에도 불구하고 동교동계,이기택계,김상현(金相賢)계가 솥발형태로 지분을 나눠갖고있다.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李총재계와의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는 점도 신당 결심을 굳히게 된 동기로 알려진다.지방선거를 전후해 金이사장을 계속 만나온 정대철(鄭大哲.서울중)고문은『DJ는 2백명정도만 난동을 피워도 전당대회가 각목사태 로 번질 것을 우려하더라』고 전했다.
장고끝에 신당창당을 결심했지만 과정은 복잡다단할 수밖에 없다.동교동계는 우선 기선제압을 위해 임시국회가 끝나는대로 李총재에 대한 인책공세를 강화할 방침이다.
경기지사 선거를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선거가 참패로 끝난 마당에 과연 책임질 용의가 있는지,유세중 지역할거주의와 이를 부추기는 몇몇 정치인을 비난했는데 그들은 누구인지,민자당과 한 목소리로 세대교체론을 주장했는데 무슨 이유인지등을 물을 것이라고한다. 이 과정에서 李총재계및 이부영(李富榮).노무현(盧武賢)부총재등 세대교체론자들은 제발로 따라오지 않는한 포용하지 않을작정으로 알려진다.
기존의 당을 껍데기로 만들어 버리고 새당을 만드는 것은 야당이 자주 해오던 방식이다.
87년 신민당의 이민우(李敏雨)총재를 남기고 YS.DJ가 통일민주당을 만든일,85년 역시 양金이 민한당을 버리고 신민당을결성한 방식등이다.
동교동계는 신당창당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당이전의 상태인 準 정당형태를 먼저 결성해 5,6共세력등 구여권인사들 까지포섭한다는 계획이다.창당작업은 9월 정기국회이전에 마무리지어 내년 4월총선에 대비한 조직책도 미리 확보한다는 것이다.선거를위해 최소한 6개월간의 시한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차관보급 이상 전직 공직자,전문경영인출신의 경제인,변호사.회계사등 전문직업인,YS정부 출범과 함께 거세된 軍인사등을 대상으로 한다.
수도권의 민자당 의원,자민련의 대구.경북세력중 일부의 합류를낙관하고 있다.이의 일환으로 최근 金이사장의 한 측근이 박철언(朴哲彦)前의원을 만났다.
동교동계 핵심의원은『예상보다 움직임이 훨씬 빨라질 것』이라며『신당의 대표는 수도권의 정대철(鄭大哲).이종찬(李鍾贊)의원과호남의 김상현(金相賢).김원기(金元基).권노갑(權魯甲)의원이 원점에서 다시 경합을 벌일 것』으로 관측했다.
〈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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