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훈련소 애환 드라마로-KBS2 10월 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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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청춘기 초입에 불쑥 날아든 입영영장,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눌러쓴 모자에 감추고 부모형제.애인을 뒤로한 채 떠나는 입영열차,허기와 졸음을 이겨내고 소금땀을 쏟아낸 각개전투….
군대를 갔다온 사람이면 누구나 신병훈련시절에 대해 아련한 향수를 갖고 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평생토록 잊지 못할 체험을 하게 되는 신병훈련은 한국 남성들에게 성인으로 공인받는 일종의 「통과제의」와 같다.
이같은 이색지대 논산 신병훈련소의 구석구석이 안방극장을 통해방영된다.그것도 다큐멘터리가 아닌 8부작 드라마로 제작돼 신병훈련소의 애환이 진솔하게 그려진다.
KBS미니시리즈팀(PD 김현준)에 의해 막바지 대본작업이 진행중인 이 드라마는 8월초부터 촬영에 들어가 10월에 방영될 예정. 특히 차인표.이정재.이휘재등 「현역스타」를 주.조연으로기용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을 설레게하고 있다.
사실 논산훈련소만큼 수많은 드라마적 요소가 집약된 소재도 흔치 않다.
언제나 철부지처럼 보이던 아들을 군에 보내고 노심초사하는 어머니의 애타는 모정과 악조건 속에 피어나는 젊은이들끼리의 진한동료애는 굳이 드라마적 가공을 거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줄만한 소재다.
제작진은 남성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30년전의 훈련소 모습을 재연할 계획.
훈련소의 맏형인 고참 주임상사의 회상장면을 통해 간간이 화면에 등장한다.
최근 SBS-TV 『옥이이모』의 인기가 입증하듯 브라운관을 통해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즐기는 시청자들을 겨냥한 포석이다. 또 최신시설을 갖춰 달라진 훈련소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과거처럼 일방적인 지시와 통제가 쉽게 통하지 않는 「신세대 신병」의 모습이 그려진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대비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KBS는 육군본부와 여러차례 협의를 거쳐 논산훈련소의 영내 촬영문제에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현재 방송활동이 금지돼 있는 「일병」차인표등 현역군인 탤런트들의 출연도 홍보효과를 노린 육군본부의 「명령」에 의해 쉽게 풀릴 전망이다.
KBS드라마제작국 윤흥식 부주간은 『육본측이 군의 이미지개선을 위해 장소개방,현역 탤런트 출연문제와 장비.인력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니시리즈 『창공』과 MBC-TV 『신인간시대』를 통해육군.공군사관학교의 모습이 전파를 탄 데 이어 논산훈련소를 담은 드라마가 방송되면 이제 「군은 방송의 금역」이란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듯하다.
芮榮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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