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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구에 욘사마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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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야쿠르트 임창용(32)의 광속구에 일본 열도가 놀라고 있다. 광속구를 앞세운 임창용의 ‘3단 피칭’에 일본을 대표하는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일본 신문들은 30일 임창용의 전날 요미우리전 세이브 소식을 전하며 ‘충격적인 일본 데뷔전’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스포츠닛폰은 3면 톱기사에 임창용을 빗대어 ‘야쿠르트의 욘사마(ヨン樣)’라는 헤드라인을 뽑았을 정도다.

외국인 선수 최저 수준 연봉(3300만 엔)을 받는 임창용의 깜짝투에 일본이 넋을 잃고 있다. 임창용은 허벅지를 다친 이가라시 료타를 대신해 29일 요미우리와의 2차전 9회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다.

시속 147㎞짜리 직구로 초구를 장식한 임창용은 3구부터 150㎞를 넘는 강속구를 뿌려댔다. 요미우리 다카하시 요시노부는 시속 156㎞짜리 5구를 멍하니 바라보다 삼진으로 물러났다. 일본 기자들은 괴물투수의 등장을 다급하게 본사에 알리는 모습이었다.

◇최고구속 156km=임창용이 던진 156㎞ 광속구는 스리쿼터(어깨 높이에서 던지는 폼)에서 나왔다. 원래 폼인 사이드 암도, 변칙적으로 가끔 던졌던 오버 스로도 아닌 제3의 각도에서 뿜어져 나온 것이다. 세 가지 각도에서 모두 150㎞ 이상 스피드가 나왔다.

임창용은 이날 1이닝을 2안타·무실점으로 막고 일본 진출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2년 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사이드암 스피드가 떨어졌는데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좋아졌다”며 “던지고 나면 공이 이미 포수 미트로 들어가 나도 내 공을 보기 힘들다”며 웃었다.

◇공포의 ‘3단 피칭’으로 무장=‘3단 피칭’은 그만의 무기다. 투수들은 팔 각도를 달리해 던지면 구종이 노출되는 데다, 컨트롤을 잡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피칭을 꺼린다. 던질 때마다 다른 근육을 쓰는 탓에 부상 위험도 있다. 그러나 임창용은 워낙 부드러운 몸을 타고났고, 공을 놓는 손가락 감각이 좋아 자유자재로 폼을 바꿔 던지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포인트에서 날아드는 공은 그의 직구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임창용은 “날이 더워지면 공 스피드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이 페이스라면 40세이브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이날 경기에서도 2-10로 지는 등 야쿠르트와의 개막 3연전을 모조리 졌다. 이승엽은 이날 4타수 1안타·1타점을 기록했다.

도쿄=글 김식, 사진 이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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