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自당직 소폭개편의 뜻-YS 民正系.TK달래기 포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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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자당이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소폭의 당직개편을 했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선거직후에는 일체의 문책성 인사가 없다고 말했으나 결국은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같다.
그러나 이날 열린 당무회의등의 분위기를 볼때 이정도의 선에서민자당의 분위기가 잡힐지 두고볼 일이다.비록 신임 김윤환(金潤煥)총장이 후속 당직개편을 부정하긴 했지만 차후로 이어지는 당정개편 여부가 관심이다.
대표가 아닌 총장이지만 민정계 김윤환의원의 전면등장은 국정.
당운영의 변화가능성등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첫째,최형우(崔炯佑)-황명수(黃明秀)-문정수(文正秀)-김덕룡(金德龍)으로 이어져온「민주계 당권」시대가 마감된 것이다.이제당은 사실상 민정계에 접수됐다.당5역에 민주계는 하나도 없다.
金총장은 3일낮 청와대 독대에서 金대통령에게『이제 당은 이춘구(李春九)대표와 저에게 맡겨주십시오』라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둘째로 金대통령은 다시한번 크게는 민정계,작게는 TK와서울권(金榮龜정무1장관 기용)을 달래는 포석을 두었다.金대통령과 집권 민주계는 당장 민정계 의원들의 이탈을 막아야하는 상황이며 金총장은 이를 해낼 것이란 기대를 받고있다.이번 인사는 당 결속에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당무위원들은 과감한 당정개편을 들고나왔으며 이런 분위기는 청와대로 직접 전달될 것이다.
金대통령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가 미지수다.
대안도 간단치 않다.金총장은『추가적인 제도.인적개편은 없다』고 못박았다.다만 선거책임성 인사는 이것으로 끝난다고 하지만 이춘구-김윤환체제가 내년 총선까지로 이어질 것이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특히 新 李-金체제에도 불구하고「민정계 탈당」같은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는 또다시 개편이 꿈틀거릴 것이다.
金대통령의 국정운영방식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크게 주목된다.金총장은「신주체론」이라는 여권화합론과 민정계 중용등을 주장해왔다. 그는 金대통령에게 최근『중산층.중소기업의 민심과 지지를다시 끌어들일수 있는 정책을 펴야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전해진다.
그는 취임회견에서『金대통령도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이제는 정치를 다르게 하지 않겠는가』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특히 당무회의에서 당정쇄신을 요구하면서 청와대 보좌진에 대한 비판이 따랐던 점에서 청와대와 정부쪽의 인사도 관심사다.
이번 인사는 극히 미시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볼수 있다.
즉 선거패배후 동요하는 민정계를 붙잡아 두겠다는 의미가 컸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 나타난 광범한 민심이반 현상을 수습하는데는 미흡하다는 것이 당내의 공통된 견해다.따라서 추가적인 당정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는 것이다.
金총장은 내각제론자다.내각제의 공론화 시점을 15대총선 후로본다면 그가 그때까지 現위상을 유지할지가 변수다.
아울러 최형우.김덕룡의원등 민주계 주력부대가 언제까지 소외상태를 참고있을지도 주목된다.
김영구 정무장관은 92년 대선때 선대본부장을 맡아 공을 세웠는데도 그동안「총무1회」외에는 별로 중용되지 못했다.따라서 이번 발탁은「보상」의 의미가 크다.또 그가 서울출신이고 金총장과라이벌인 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系라는 점도 고려 한 것같다.
〈金 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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