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테러때 徐錫俊 前부총리 순직 이번사고로 딸 生死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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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83년10월 버마아웅산 테러사건에서 순직한 서석준(徐錫俊)당시 경제기획원장관겸 부총리의 딸 이영(伊永.27.美하버드대 석사과정 졸업)양이 삼풍백화점붕괴사고로 실종돼 안타까움을 더하고있다. 『남편이 떠난뒤 아이들이 유일하게 사는 희망이었는데….
이제 돌아가신 분을 떳떳하게 뵐 면목이 없어졌습니다.』 고인(故人)의 부인 유수경(兪水敬.54.국민대 강사)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이 소식을 듣고 서울 반포동 아파트에서 식음을 전폐한채몸져 누워 말을 잇지 못했다.
兪씨는 28일 학술 세미나차 캐나다로 여행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CNN-TV방송을 통해 사고소식을 듣고 집에 전화를 걸어 이영양이 소식이 없다는 말을 듣고 30일 급거 귀국했다.兪씨는귀국 비행길에서도 설마 딸이 변을 당했으리라곤 전혀 생각도 못했다며 울먹였다.
한달음에 현장으로 달려가 방송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딸이 집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으나 『곧 집에 돌아오겠다』던 딸은 영영소식이 없었다.兪씨는 생존자가 구조됐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켜보았지만 영영 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일 오전에는 전두환(全斗煥)前대통령이 찾아와 위로를 하고돌아가기도 했으나 딸을 잃었다는 생각에 兪씨는 더 이상 살아갈힘을 잃고 있다.
『유달리 어머니를 위하던 딸이었습니다.아버지가 없는 집안에 밝음을 주고 가족들이 힘을 합쳐 아버지의 뜻을 따라 열심히 살자고 했는데….』 兪씨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줄 몰랐다.
〈尹碩浚.金秀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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