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40명 아직도 매몰-삼풍백화점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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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 삼풍(三豊)백화점 붕괴사고를 수습중인 합동구조반은 지난달 30일 전날 철야작업에 이어 대형 기중기로 건물잔해를 들어내고 생존자 확인장비를 투입,매몰자를 수색하는 등 이틀째 본격적인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조작업=합동구조반은 이날 오후부터 건물더미의 불길이 잡힘에 따라 구조대 13개조를 붕괴되지않은 남관 북쪽 엘리베이터 타워와 북관 동서쪽 지하계단등 세곳을 통해 현장으로 투입,인명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합동구조반은 이날 오전 붕괴된 북관의 지하1~4층에 상당수의생존자가 매몰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작업을 통한 지하통로 굴착작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낮 12시쯤부터 붕괴위험이 있는 A동 엘리베이터타워 건물을 강철코일로 묶어 지지 대와 연결시킨뒤 기중기 6대를 동원,콘크리트 잔해 철거작업을 재개했다.
이날 오전 본격적인 구조작업이 시작되자 지하에 갇힌 일부 생존자들은『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으며,진입이 불가능해 구조대원들이 발만 동동 구르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후 주한미군이 소유하고 있는 지하생존자 확인장비 3대가 현장에 도착,본격적인 매몰 및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명피해=붕괴사고로 인한 인명피해(서울시사고대책본부 집계)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57명이 사망하고 중상 2백19명,경상 3백60명,귀가 1백34명이다.
그러나 대책본부에 접수된 실종자 신고가 2백47명에 이르고 붕괴된 북관 지하에서 구조작업을 벌이던 합동구조반들이 지하 1~4층 사이에 사망자로 보이는 24구의 시체를 목격했다고 밝히고 있어 사상자수는 앞으로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 인다.
특히 구조작업이 진행될수록 지하3층의 여직원 휴게실과 직원식당에 사고당시 3백여명의 종업원들이 몰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콘크리트 잔해가 모두 철거될 경우 많은 희생자가 추가로 인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주변=실종자 가족들은 지하에서 생존자들이 구출되고 시체들이 나올 때마다 우르르 몰려가 확인 소동을 벌이는 등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특히 구조대책본부가 정확한 매몰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대책본부가 설치된 서울서초구청 5층 상황실에는 실종자 가족들로 북적댔고 아우성이 이어졌다.가족들의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자 일부 가족들은 끝내 참다 못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하룻동안 재해대책본부 실종신고 접수처를 비롯해 사고현장 대책본부와 각 병원에는 문의전화가 꼬리를 물었다.각 병원을돌며 확인하고도 가족을 찾는데 실패한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을 지켜보며 가슴졸였다.
◇수사=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수사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辛光玉서울지검2차장)는 이날 유지.관리 책임을 물어 백화점 관계자들을 우선 사법처리한 뒤 부실시공 부분에 대한 수사를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에 따라 이날 삼풍백화점 이준(李준)대표.이한상(李漢祥)사장등 관계자 7명과 우원종합건설건축사 사무소장 임형재.한 건축구조연구소장 李학수씨등을 소환,철야조사를 벌였다.
수사본부는 이와함께 이날 건축허가및 시공.유지관련 서류를 압수하는 한편 李사장과 아직 신병 확보가 되지않은 이 백화점 李강만.신인균 전무등 7명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검.경은 사고당일 열린 백화점 간부들의 대책회의에서 시설담당이사 李영길씨가『5층 균열이 진행중이고 사태가 심각해 5층 인원을 대피중』이라고 보고했고,대표와 사장도 건물 균열상태를 확인하는등 위험을 알았던 사실을 밝혀내고 李사장등 백화점 관계자들에 대해 금명간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李사장등은 그러나『균열은 확인했지만 붕괴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따라서 고객등을 대피시키는 조치등을 취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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