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카지노카페 딜러 교육 담당 윤지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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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모래시계'의 혜린(고현정분), '올인'의 수연(송혜교분)이 지닌 공통점은? 바로 카지노 딜러 경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 덕분인지 강원랜드 등지에서 패가망신하는 사람들로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져도 딜러를 꿈꾸며 대학 카지노학과와 전문학원의 문을 두드리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왠지 멋져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 신촌에 1호점을 연 위너카지노카페의 딜러 교육팀장 윤지현(35)씨는 이런 막연한 환상을 "어림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24시간 영업하는 카지노에서 3교대로 근무하자면 1년에 넉달은 꼬박 밤샘을 해야 해요. 때때로 돈을 잃어 신경이 곤두선 손님들의 화풀이도 받아내야 하죠. 육체적.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일이에요."

워커힐호텔 카지노의 딜러 출신(1992년 파라다이스 공채 2기로 입사)인 윤씨가 이번에 신생 카페로 자리를 옮긴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딜러 지망생들에게 생생한 현장의 노하우를 전수하자는 것, 또 일반인들에겐 도박이 아닌 레저로 카지노 게임을 즐기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카페는 손님에게 음료수 금액만큼 칩을 제공해 카지노 게임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손님과 게임을 할 딜러로는 관련학과 출신 학생 등을 훈련시켜 채용할 계획이다.

윤씨는 "카페에선 돈이 오가지 않기 때문에 카지노 게임도 보드 게임처럼 건전한 놀이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학(인천대 체육학과) 재학 중 신문에 난 공채 공고를 보고 어머니가 지원해주는 바람에 카지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는 윤씨는 "그전에는 카드는 물론 화투도 칠 줄 몰랐다"고 한다. 도중에 잠시 사무직으로 일하기도 했던 그는 "금세 좀이 쑤셔 '배운 도둑질'로 돌아오고 말았다"며 "일이 좋아 결혼 생각도 잊었다"고 했다.

글=신예리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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