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서 드러난 민심-전국적으로 無黨派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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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6.27선거에서 나타난 5-4-4-2지역분할구도는 선거기간중실시된 中央日報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 가능성이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6월15일 선거운동이 한창이었던 기간중 실시된 조사에서 나타난 지역별 정당지지도(전국 1천5백63명 대상)를 보면 선거결과의 윤곽이 그려진다.
전국적으로 무당파(無黨派:지지정당 없다)가 늘어난 정치현실 와중에도 민자당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 있다.부산(34.2%),인천(20.5%),경남(28.6%)이 그런 곳이다.실제로 부산.인천.경남에서는 민자당이 낙승했다.
그외 민자당이 두곳을 더 건졌다.경기와 경북이다.경기는 민주당(31.3%)지지가 더 높은 야성(野性)지역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자당이 건질 수 있었던 것은 장경우(張慶宇.민주),임사빈(任仕彬.무소속),김문원(金文元.자민련)후보등 야권표가 세갈래로 나뉜 것에 힘입은바 크다.민주당의 당내 경선파동으로 장경우후보가 흠집을 입게 된 것이 야권표의 결집을 힘들게 했다.
따라서 야권단일화가 되지 않는다면 이인제(李仁濟.민자)후보의 선두는 당연한 것이었다.
만약 여야가 1대1 정면대결을 벌였다면 민자당후보가 고전했을것으로 보인다.
경북은 민자당의 지지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신승(辛勝)한 곳.
그러나 민자당입장에서는 선거기간 내내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지역이었다.경북은 무당파가 무려 66.4%나 된다.충북.대구 다음으로 많은 비율이며 강원.제주까지 포함하면 「무 당파 5대 지역」으로 묶을 수 있는 곳이다.실제로 선거기간중 이의근(李義根.민자).이판석(李判石.무소속)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했다.선거 이틀전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의근후보가 간발의 차로 앞선 곳이다.실제 개표결과에서도 15개 광역시.도중 상대후보와표차가 가장 적은 곳으로 기록됐다.이러한 조사결과를 종합해 볼때 민자당 당선지역은 4~5곳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이는현재 민심이 민자당으로부터 상당부분 이반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이 앞서는 곳은 서울(24.2%)을 비롯해 경기(31.3%),광주(54.0%),전남(53.7%),전북(37.6%)등 다섯곳.이중 경기는 건지는데 실패했다.민주당에서는 아까운 지역이다.대신 민주당은 서울에서 41 .1%의 표를 얻었고,서울시 구청장자리도 독식하는 승리를 거뒀다.서울은『김종필총재가 조순후보 지지발언을 하면 지지후보를 바꿔 조순후보를 찍겠다』고 밝힌 5.1%의 유권자에게서도 보탬을 받았다.
자민련이 건진 곳은 대전,충남-북,강원 네곳.그중 대전(26.8%)과 충남(48.1%)은 선거기간중 자민련 지지도가 가장높아 이미 자민련후보의 당선이 예측된 곳.대전시민은 69.0%가 『YS가 JP를 퇴진시킨 것이 바람직하지 못 했다』고 말할정도였다.자민련의 본거지임이 그대로 드러난다.
강원.충북은 자민련정서는 아니나 「무당파 5대지역」에 속하며反민자정서가 팽배한 곳이다.강원도민의 62.6%가 『강원도가 정치적으로 무대접을 받았다』고 말한다.충북도민의 63.0%가 『충북에 反민자정서가 있는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한다.이러한 민심을 토대로 볼 때 강원.충북은 이미 여당지역이 아니다.특정야당을 지지하는 분위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적어도 여당후보에게 표가 갈 상황은 아니었던 곳이다.따라서 양쪽지역에서 자민련후보가 「인물싸움」으로 대결을 예 고했을 때 자민련쪽에서 승산을 걸어 볼만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무소속후보는 역시 무당파(대구 72.0%,제주 62.0%)가많고,민심이 현재의 정치질서로부터 이탈돼 있는 대구.제주에서 승리했다.대구시민의 79.3%가 『가스폭발참사에 대한 정부.여당의 사태수습이 성의 없었다』고 생각한다.제주도 민의 51.5%가 『무소속후보를 선호한다』고 한 것에서도 승리자가 감지되고있었다.서울과 경북에서 조직과 자금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무소속후보가 선전(善戰)을 하기는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선거기간중 각당은 자체적으로 파악한 여러 모양의 판세를 내놓았다.민자당승리 최소 3개(부산.인천.경남)에서 최대 11개(충남,전남-북,대구 제외)까지의 여러 조합이 그려지는 상황이었다.그러나 이미 6월15일 中央日報가 조사한 정당 지지도에서만도 「6.27선거」결과의 판세모양과 민심의 흐름이 감지됐다.현재 전국의 정당지지도는 민자당 18.5%,민주당 23.2%,자민련 5.1%,무당파 53.1%.이번 선거결과는 우연이 아닌 「민심표현」그대로다.
金 杏〈本社 조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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