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국제종합식품社 크래프트 중국개발 담당이사 루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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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루밍(劉明).37세에 불과하지만 세계 유수의 종합식품회사인 크래프트社의 고위직(중국개발담당이사)에 올랐으며 최근 비즈니스위크誌 표지인물로 등장한 주인공이다.
12억인구의 중국시장은 식품회사에겐 더없이 좋은 투자처인데 그는 현재 홍콩에 주재하면서 크래프트를 위해 수지맞을 사업과 투자대상을 물색하고 있다.크래프트는 이미 중국에 진출해 분말주스.인스턴트 커피등을 생산하고 있다.
루밍은 특히 중국에서 차세대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는 소위「77그룹」의 선두주자로 각광받고 있다.「77그룹」이란 개혁.개방을 내건 중국이 77년부터 출신성분이나 충성도가 아니라 실력만으로 대학신입생을 선발한 이후 대학에 다닌 새로운 지식인 계급. 루밍은 문혁(文革)때 대부분의 「77그룹」동료와 마찬가지로쓰라린 고초를 겪었다.철학교수 출신인 그의 부친은 강제노동수용소에 끌려가 비참한 최후를 마쳤으며,나머지 가족들은 생활의 터전이었던 도회지 우한(武漢)에서 변방으로 쫓겨나기 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 역경을 딛고 77년 우한공대에 들어갔고,그 뒤 국비 장학생으로 벨기에 루벵大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귀국후 그는 선망의 대상이었던 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CITIC)에 들어가 주목받는 인물로 커가던 중 93년 크 래프트社에 스카우트됐다.
루밍은 사업차 중국 각지를 누빌 때면 대부분 재계의 간부직에오른「77그룹」동창들을 찾는다.이런 저런 연줄을 중시하는 중국에서 그의 능력은 단연 돋보인다.제2.제3의 루밍이 쏟아져 나오는 날 중국경제는 과거의 낡은 틀을 벗어 던질 것이다.
〈柳權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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