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드 호주 총리 訪美 57년 동맹관계 재확인 예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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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14면

케빈 러드 호주 총리가 28일 워싱턴을 방문해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그가 이끄는 노동당은 지난해 11월 호주 총선에서 압승했다. 11년 만에 보수파 정당인 자유당에서 중도좌파 정당인 노동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호주 26대 총리인 러드가 첫 해외 순방지로 미국을 선택한 배경에는 미묘한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 경제 분야에서 중국은 호주에 이미 제1의 교역국이다. 게다가 외교관 출신인 러드는 중
국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친중으로 기울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안보 분야에서는 미국이 호주에 가장 중요하다. 전임자인 자유당의 존 하워드 전 총리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맹우였다. 부시 대통령과 러드 총리는 미국과 호주 간의 57년 군사동맹은 불변이라는 점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선 기간 중 러드는 ‘미국으로부터 자유로운 독자 외교’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런 만큼 러드 총리는 독자 외교와 전통적 동맹관계의 확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

러드는 현재 70%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집권 후 120여 일 만에 선거 공약을 신속하게 집행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유당 정권의 정책을 모두 뒤집는 작업에 착수했다. 하워드 전 총리가 거부하던 교토의정서에 서명했고 원주민에게 과거사를 공식 사과했다. 자유당 정부의 친기업적 법률·제도를 친노동으로 복원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선거 기간에 “정권이 바뀌어야 나라가 바뀐다”고 외치던 러드 총리다. 이제 남은 것은 국제안보 관련 공약의 실천이다. 러드는 공약대로 올해 중반 이라크에서 550명의 병력을 철수시킬 방침이다. 러드는 부시와 이 문제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드는 미국 방문에 이어 런던·브뤼셀·부쿠레슈티·베이징을 방문한다. 베이징에는 가면서 도쿄를 ‘통과’한 것에 대해 일본이 격분하고 있다는 얘기가 외교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호주는 중국이나 일본이 매우 중시하는 나라다. 동남아·오세아니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자원 부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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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아랍연맹 정상회의
29일 짐바브웨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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