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교, 유엔 PKO부대 ‘참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우리 육군의 김웅건(육사 36기·사진) 대령이 유엔의 선임연락관이 됐다. 김 대령은 유엔의 요청으로 지난해 7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소속으로 레바논에 처음 파병됐던 동명부대장을 지냈다.

유엔에서 근무하기 위해 다음달에 출국하는 김 대령은 21일 국방부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가 맡게 될 유엔 사무국의 평화유지활동 통합작전팀 선임 협조장교는 유엔 PKO부대의 운용 계획, 부대 창설, 군 인사 등 군사적 문제를 직접 조정하고. 관련 자문에 응하는 자리다.

아프리카나 중동지역 등 어느 곳에서든 긴급하게 유엔 PKO군을 투입해야 할 때 가장 먼저 현지 상황을 파악해 파병 계획을 세워야 한다. 유엔 회원국으로부터 병력을 모으는 일도 그의 중요한 임무다. 유엔은 최근 PKO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 직책을 처음 만들었다.

김 대령은 30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 서류 심사를 거친 뒤 다른 6명의 지원자와 함께 업무수행 능력을 평가받은 끝에 최종 선발됐다. 그는 “국제적인 긴급 상황을 1시간 안에 정리한 뒤 군사적인 견해를 더해 브리핑을 했으며, 밤 12시에 갑자기 불려가 유엔 장교 5명으로부터 질문 시험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대령은 이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초대 동명부대장 경험이 컸다”라고 말했다. 그는 280명의 동명부대원을 이끌고 레바논의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 평화유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동명부대의 기본 임무인 치안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현지 주민의 마음을 얻은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회고했다.

194일의 임무를 마친 김 대령은 지난해 12월 임무 수행 능력을 인정받아 동명부대 전 장병과 함께 UNIFIL 의 클라우디오 그라치아노(이탈리아 육군 소장) 사령관으로부터 유엔 메달을 받았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