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동문 3대 … 한국 우주인 주치의 맡은 정기영 대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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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정소원<左> 소위와 아버지 정기영 대령. [공군 제공]

공군사관학교에서 3대 동문 가족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21일 충북 청주 공사 연병장에서 열릴 공사 56기 졸업·임관식에서 소위 계급장을 다는 정소원(22) 생도와 그의 할아버지·아버지가 주인공이다. 정 소위의 할아버지는 고 정진섭(공사 3기) 예비역 대령이며, 아버지는 한국 최초 우주인 주치의 정기영(공사 30기) 대령이다.

할아버지 정 대령은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공사에 입교해 55년 임관했다. 그는 6·25 전쟁에서 맹활약을 떨친 ‘쌕쌕이’라는 별명의 F-51 무스탕 전투기와 F-86 세이버, 그리고 F-5 자유의 투사까지 다양한 제트기종을 몰았던 베테랑 조종사였다. 휴전 뒤에 임관해 6·25 전쟁에는 참전하지 못했다.

할아버지 정 대령은 공군본부 정책기획국장을 끝으로 78년 예편했다. 할아버지는 4년전 정 소위의 공사 입교식 때 “소원이의 졸업식에 참석해 꼭 축하해주고 싶다”라고 희망했으나 아쉽게도 손자의 임관을 지켜보지 못하고 2004년 작고했다.

아버지 정 대령은 할아버지가 예편하던 해인 78년 공사에 입교, 82년 소위에 임관했다. 그러나 그는 조종사보다 군의관의 길을 택했다. 현재 공군 항공우주의료원 원장으로 근무중인 정 대령은 한국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씨와 고산씨의 주치의를 맡고 있다. 그는 우주인의 곁에서 의료를 지원해주기 위해 23일 러시아로 떠날 예정이다. 정 대령은 “쉽지 않은 생도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하게 된 소원이가 자랑스럽다”며 “공군에서 쓰임새 있는 장교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임관하는 정 소위는 생도 기간 동안 줄곧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앞으로 보급장교로 활약하게 될 정 소위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몸소 보여준 것처럼 훌륭한 공군 장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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