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연구팀 “축구에선 홈 어드밴티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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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다는 말이 있다. 남부럽지 않은 전용 경기장,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 덕분에 경기를 잘 치른다는 뜻이다. 하지만 축구 경기에서만큼은 ‘홈 그라운드’의 장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전문가들은 열렬한 축구팬들과 번듯한 스타디움이 조용한 관람객이나 소규모 그라운드보다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다. 훌륭한 축구 전용구장과 열성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팀이 우승할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독일 뮌스터대 물리학과 안드레아스 호이어(Andreas Heuer) 교수와 올리버 루브너(Oliver Rubner) 교수는 1965년부터 2007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벌어진 1만 2546회의 축구 경기를 분석했다. 팀의 경기력을 좀더 정확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경기의 승패보다는 골득실 차이를 조사했다.

이들 연구팀은 축구팀들이 어웨이 경기에서보다 홈 경기에서 평균 0.7골을 더 득점했다. 하지만 본질적인 차이는 발견하지 못했다. 모든 팀이 홈에서 대체로 우수한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특별히 좋은 홈구장이나 열렬 팬을 거느리고 있다고 해서 홈 어드밴티지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홈 경기에서 더 자주 이기는 팀은 원래부터 뛰어난 팀이라는 얘기다.

어떤 팀들은 홈 경기에서 특히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이같은 생각은 한정된 경기 숫자에 기초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말한다. 경기의 숫자를 무한정 늘려 추산해 본 결과 홈 어드밴티지의 효과는 거의 상실됐다. 축구 경기에서 홈 어드밴티지는 심리적인 편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연달아 패배하는 팀은 다시 패배할 가능성도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직관과는 정반대로 연거푸 4연승 이상을 거둔 팀은 가까운 미래에 패배할 확률도 높았다. 연구팀은 또 시즌 중에는 성적이 줄곧 좋거나 나쁜 팀들도 여름 휴가를 지내고 나면 컨디션이 뒤바뀌기 쉽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Fitness, chance, and myths: an objective view on soccer results”라는 제목으로 ‘물리와 사회’(Physics and Society)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장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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