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빠른 엔高행진 年內 85엔서 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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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제외환.금융시장은 근년들어 경상거래보다 투기적 동기에 의한거래가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수단이 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즉 제각기 다른 투자정책을 채택한 불특정 다수의 시장참가자들이 시장 변화에 시시각각 탄력적으로 대응하는데다 투기적 거래물량이 거개를 점하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과거.현재.미래를 포함한 정보요인의 변화가 가격결정과정에 즉각 반영되는 지극히 효율적인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결과적으로 정책상의 목표달성을 위한 인위적인 시장개입이나 주요국 정부의 의지.희망등과는 무관하게 가격형성을 결정하는 기본적 요소(펀더멘탈)들이 환율.
금리등을 결정해가는 양태가 보다 뚜렷 해졌다.
최근 수년간 미국달러의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해온 가장 기본적인 요인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美-日간 국제수지 불균형이다.
그리고 그러한 불균형 현상이 중기적으로 완화될 전망이 매우 불투명함에 비춰 장기적으로 엔화는 절상압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것이다. 그러나 펀더멘탈에 의해 결정되는 장기추세와는 달리 단기적인 추세는 미시적인 각도에서 다뤄야 한다.
전후 달러당 3백60엔에 고정돼 있던 엔화는 70년대 후반 닉슨행정부의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4차례에 걸친 절상국면을 겪었다.3차 엔고때인 80년대 후반에 배로 뛰는 강세를 겪은데 이어 최근 수년간에도 1백60엔에서 80엔까지 또 다시 배로 상승했다.
특히 최근들어 강세기조가 빨라져 93년 10%,94년 10%절상에 이어 올해들어 다시 15%의 엔고가 진행됐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엔고압력의 기본적인 요인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1~2년에 걸친 중.단기적 반락국면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미국경제가 예상외로 하강폭이 깊어질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금리인하 여건조성을 위해 미국정부가 시장개입에 나서 달러하락을 막으려했던 최근의 사태는 의미있게 짚어볼 대목이다.
이에 따라 올해중 엔화는 85엔선을 전후해 일단 진정될 것이고 일시적으로는 90엔 가까이까지 근접하는 반락 조정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다이와(大和)증권 서울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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