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 디플레이션 가능성-일본銀"94금융및 경제동향"白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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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일본은행은 1일 발표한「94년도 금융및 경제동향」이란 제목의금융백서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급격한 엔高와 싼 값의 수입품 증가가 계속될 경우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금융백서는 일본 국내생산품과 수입품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기업의 이익이 감소되고 이로 인해 노동자들의 임금이 삭감될 경우 이는 소비지출의 억제요인으로 작용돼 또 다시 기업의 이익감소 연결되는「디플레이션 스파이럴」의 악순환을 초 래할 가능성도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현재의 일본경제가 매우 중요한 구조조정기에 들어서있다고 진단하고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금융.자본시장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경제규제 완화 또는 철폐 등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와함께 금융거래 에 관한 세제(稅制).법제(法制)를 국제적인 수준에 맞출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금융백서에 따르면 일본경제는 2년6개월에 걸친 경기후퇴 국면을 93년말에 겨우 벗어나기 시작했으나 엔高 등의 여파로 인해경기회복 속도는 과거에 비해 훨씬 떨어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일본경제가 구조적 조정을 겪게 된 배경으로▲동아시아 신흥경제의 급속한 공업화및 시장경제화에 따른 눈부신 발전▲급격한 엔高▲80년대후반의 버블경제의 후유증에 따른 기업.금융기관의 경제활동 위축 등을 들었다.
자본재나 부품등 국제경쟁력이 높은 일본의 자본.기술집약형산업은 엔高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으나 비내구재(非耐久財)등 노동집약형산업은 東아시아勢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서 일본의 산업구조는 자연적으로 비교우위(優位)산업이 확대되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비교열위(劣位)산업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동아시아 신흥경제의 발전이 단기적으로는 일본경제의성장률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견해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신흥공업국들의 발전 과정에서 생겨난 일본의 산업공동화(空洞化)가 총수출을 감소시켜 성장률 저하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는 견해다.그러나 장기적으로 일본이나 신흥공업국이 각각 비교우위산업의 특화(特化)를 진행시킨다면 국제분업에 따른 큰 이익을 서로 향유(享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東京=金國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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