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티켓>식당 들어서면 종업원 안내 기다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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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급함을 따라갈 민족은 세계적으로 드물다.
길을 갈 때도 앞사람을 툭툭 치거나 밀어내면서 걷기 십상이면서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다.서울에서 하듯이 이런 식으로 외국에서 했다가는 아마 곳곳에서 쏟아지는 원성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또 외국에서 차를 빌린 후 우리나라에서처럼「차 우선,사람 나중」이라는 사고를 갖고 운전했다가는 큰코 다칠 수도 있다. 서양인들은 다른 일에는 비교적 인내심이 많지만 건널목에서파란 불이 켜졌다 하더라도 사람을 무시하고 그냥 달리면 거의 야만인 취급을 하고 거칠게 항의하거나 신경질적으로 인상을 쓰는경우가 많다.
서양인들은 건널목에 사람이 있으면 파란 불이 켜졌더라도 상냥하게 웃으며 차 안에서 손짓으로 먼저 길을 건널 것을 권한다.
음식점에 들어갔다가 이 성급함 때문에 어린 종업원들의 주의를듣는 경우도 종종 있다.맥도널드나 버거킹등 패스트푸드 음식점을제외하고는 대부분 입구에서 종업원이 자리를 안내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자리가 충분한데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무조건 들어가 앉으면 예의없는 사람으로 취급당하기 일쑤다.
또한 한국인들이 외국 식당에서 가장 자주 실수하는 것중의 하나가 대화 도중 나이프와 포크를 휘두르며 얘기를 하는 것.
식사 도중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은 좋지만 먹던 나이프와 포크를 상대방의 코 앞에서 흔들어대는 일은 우선 살벌해 보이고 천박해 보인다.경우에 따라서는 음식물이 남의 옷에 튈 때도 있다. 또 쩝쩝거리거나 후루룩거리며 먹는 모습도 실례다.
〈高惠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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