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후엔 콧속까지 씻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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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는 중국의 사막 지대에서 발생해 중국의 각종 산업공해를 싣고 황해를 건너 우리나라로 날아오고 있는 먼지이다. 황사가 날리는 날에 비라도 오면 비속에 황사가 섞여 자동차가 흙으로 뒤범벅이 된다. 황사에는 중금속이 다량 섞여있어 우리의 코나 기관지, 피부를 자극한다.

황사가 코에 들어가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켜 콧물, 재채기, 코막힘을 야기한다. 기관지에 들어가면 기관지 점막이 부어 기침과 가래, 숨찬 증상을 일으킨다. 피부에 닿으면 가렵고 진물이 생기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일으키고 눈에 들어가면 눈이 충혈 되고 아프며 눈물·눈곱이 생기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한다. 몸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황사가 있는 날이면 여간 고역이 아니다.

황사 피해를 줄이려면 바람이 초속 5m이상 강하게 불 때에는 외출을 삼가 하는 것이 좋다. 건조한 꽃가루가 날리는 날에도 밖에 나가지 말아야 한다. 야외로 놀러 가는 것은 더욱 해롭다. 안경·모자·마스크 등을 쓰고 나가면 황사 피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외출 후 집에 들어와서는 옷의 먼지를 잘 털고 머리는 감고 콧속을 깨끗이 닦고 양치를 하며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알레르기 증상이 생기면 알레르기 전문의에게 진단 받고 치료하는 것이 알레르기 병을 확대하지 않는 방법이다.

4~5월에는 여러 차례 더 황사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기상대는 예보하고 있다. 태풍이나 폭설 등 예보에만 귀 기울일 게 아니라 황사 예보에도 세심히 신경을 써야 한다. 5월은 여왕의 계절이지만 알레르기 환자에겐 악마의 계절이 될 수도 있음을 유념하자.

녹차가 황사에 의한 알레르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 녹차는 중금속을 체내에서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하루 5~6잔 정도 마시면 좋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황사나 꽃가루 알레르기 예방에 좋다.

얼마 전 세미나가 있어 도쿄를 방문했다. 일본 사람들도 봄에는 마스크를 쓰고 외출한다고 했다. 그러나 황사 때문은 아니었다. 일본은 황사 피해로부터는 자유로웠다. 황사 바람이 한반도와 동해를 지나면서 걸러지기 때문으로 보였다. 일본은 그러나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가 문제였다. 일본은 과거 조림사업을 하면서 삼나무(스기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한다. 삼나무에 의한 꽃가루가 봄에 많이 생겨 화분증을 일으킨다고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한국보다 더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는 황사 피해가 더 커지만 도시에도 봄꽃이 늘고 있는 만큼 꽃가루 알레르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 김남선 영동한의원 원장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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