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계청소년대표자회의 조직위원장 趙永植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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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유엔 창설 50주년과「유엔 청소년의 해」선포 10주년을 기념,유엔과 대한민국 정부(문화체육부)가 공동주최하고 中央日報가 후원하는「1995년 세계청소년 대표자회의」가 31일부터 6월2일까지 서울 호텔 롯데월드에서 열린다.21세기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토론과 화합의 광장이 될 이번 세계청소년 대표자회의의 준비 상황과 개최 의의를 조직위원장 조영식(趙永植)박사로부터 들어본다.아울러 회의 일정.규모.행사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註] 『이번 세계청소년대표자회의는 극도로 타락한 도덕성과 해체된 인간성의 회복을 위한 범세계적 행사입니다.그 불씨를 유엔창립 5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이 중심이 돼 지피는 것이지요.』 31일부터 열리는 세계청소년대표자회의 조직위원장 조영식(趙永植.74.경희학원장)박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제2의 르네상스」가 지구촌에서 전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의 구상에서 추진.성사에 이르기까지 산모와 산파역을 한 그를 경희학원장실에서 만났다.
-이번 회의의 개최 의의는.
『머잖은 21세기에 세계를 이끌어갈 예비지도자들은 각국의 대학생입니다.그들에게 오늘날 인류가 안고 있는 각종 사회문제,특히 청소년문제를 직접 진단.처방케 함으로써 그들 자신이 주역이될 내일의 열쇠를 맡기자는 겁니다.회의가 2년 혹은 3년마다 계속되고 그를 주도할 세대들도 계속 내리 이어질테니 지금 온 세계가 앓고 있는 인간성.도덕성 상실이란 병의 치유를 점차 기대할 수 있겠지요.젊은이와 기성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고민하며 어떻게 건실한 인간사회를 만들어 나 갈지를 함께 구상하다 보면보다 현명한 길이 열리리라 봅니다.』 -그같은 구상은 어떻게 하게 됐습니까.
『갈데까지 간 「인간부재」 세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절박함 때문입니다.최근 미국.일본에서 터져나온 각종 테러,지난해 국내의 박한상군 사건.지존파 사건등은 사실 이미 오래전에 예견된 일이었잖습니까.물질만능의 사회가 정신적 한계점을 가져온것입니다.물론 갈수록 더욱 황폐해지리라는 것도 쉽게 예측할 수있구요. 식량.환경.인구등 모두 다 중요한 일이지만 모든 것의근본인 인간성을 되찾는 일이 가장 근본적이고 시급한 일이라는 생각을 절실히 해왔습니다.』 -한국이 주최국이 된 배경은.
『93년9월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에게「세계영구평화정착 결의안」을 전달할때 유엔창립 50주년및 유엔 청소년의 해 10주년이 되는 95년에 뭔가 전기를 만들어 보자는 의논을 하게됐지요.도덕성과 인간성 회복이 오늘 인류에게 가장 시급한 일이라는데 깊은 공감을 나눈뒤 귀국했어요.
각국 정상회의를 열어 이같은 행사를 치르려 했으나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모임 또한 뜻깊으리란 생각을 하게 됐죠.우리정부에 먼저 건의한뒤 그해 12월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이 유네스코 평화교육상을 받는 자리에서 수상연설을 통해 유 엔과의 공동개최를 건의해 받아들여지게 됐습니다.』 -회의준비에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세계대학총장협의회와 유엔등을 통해 큰 어려움없이 진행할 수있었습니다.선진국 후진국을 떠나 기본적으로 세계 구석구석에서 큰 공감과 호응이 이어졌기 때문이죠.』 -혹 1회성으로 그치는건 아닐는지.
『떠들썩한 행사만으로 끝난다면 아무 의미가 없지요.그래서 세계대학생협의회라는 상설기구를 만들어 계속 결속을 다져나가도록 하고 그들이 주관이 돼 정례적으로 회의를 열도록 하는 겁니다.
조직위에서는 올바른 방향으로 기구가 운영되고,회의 가 진행되고,결의내용이 실천되도록 뒤에서 컨트롤하게 됩니다.또 같은 주제의 각종 국제행사가 잇따라 계획돼 있어 소위 의식개혁의 붐을 일으킬 태세도 갖춰져 있습니다.』 -후속 행사는 어떤 것들입니까. 『우선 세계지도자급 인사들의 회의가 9월4~7일 역시 서울에서 열립니다.케야르및 부트로스 갈리 전.현직 유엔사무총장과고르바초프前소련대통령,가이후前일본총리,노벨평화상수상자인 아리아스 코스타리카대통령등이 참석해 같은 내용의 회의를 하고 결의문을 채택하게 되지요.』 (그는 또 같은달 중국에서도 평소 친분이 있는 北京大.南開大.復旦大.曲阜大등 총장들과 함께 같은 회의를 할 예정이며 러시아.일본에서도 계획이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범국민적.범세계적 의식운동으로 발전시키자면.
『교회에서 면죄부를 팔고 귀족들의 가렴주구가 판을 치는등 부패와 혼탁이 극에 달했던 중세말 르네상스가 일어났습니다.그때 탄생한 합리주의.계몽주의와 도약의 전기를 맞았던 물질문명이 세월이 흐른 오늘에는 「물질만능」으로 타락돼 또다른 차원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어요.말하자면 제2의 르네상스가 필요한 때가온 겁니다.
치유를 더이상 미룰수 없다는 공감대 속에서 유엔이 직접 나서고 각국의 호응도 커 일단 첫 시동은 걸었습니다만 더 많은 사람들의 더 많은 관심이 지속적으로 요청됩니다.이같은 문제들은 사회적 캠페인만으로 결코 이뤄지지 않습니다.개인에 서,가정에서,학교에서,사회에서,그리고 지구촌 차원에서 함께 고민하며 노력해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64년 결성된 세계대학총장회 회장직을 68년부터 77년까지 역임(현재 영구명예회장)했고 이 기구산하 세계평화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조영식박사는 유엔및 각국의 지도자급 인사들과 오랜 친분을 유지해오고 있다.
〈金錫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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