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홍콩 실업률 9년만에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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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홍콩의 고용사정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홍콩은 실업문제와는 거리가 먼 곳으로 통해 왔다.
홍콩의 실업률은 지난 86년 이후 2% 안팎에 머물러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해 왔다.그러나 올 들어서는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홍콩 정청(政廳)은 최근 지난해 4분기때 2.0%였던 실업률이 올 1분기에 2.8%로 뛴 데 이어 2분기에는 3.0%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발표했다.불과 반년 사이에 실업자수가 50%나 늘어난 셈이다.
물론 이는 5.8%선인 미국이나 10%를 넘는 프랑스 등 구미(歐美)선진국들의 실업률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것이다.그러나9년만에 최고의 실업을 경험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거리로까지 나 서 외국인 취업자들의 추방을 요구하고 있다.
당국의 통계치가 실업의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홍콩 노총은 최근 조합원들의 실업률이 무려 9.5%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홍콩의 실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홍콩경제가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홍콩 정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의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5.1%(연율 환산)를 기록해 3분기의 5.5%보다 0.4%포인트 떨어졌 다.경기둔화와아울러 주식 및 부동산시장이 침체를 보이면서 소비수요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97년 중국귀속을 앞둔 정치불안과 고임금 때문에 공장이 중국남부 등으로 속속 이전하고 있는 점도 실업문제를 가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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