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호황낙관 美 車업계 판매부진으로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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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많은 사람들이 미국 자동차업계가 올해 호황을 구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자동차생산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의 최근 분위기는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다.
로버트 이튼 크라이슬러회장은 『그래도 봄철 성수기를 맞아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악화됐다』며 『우리는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도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당혹해하고 있다.자동차판매는 전통적으로 경기동향을 매우 민감하게 반영한다고 설명된다.그러나 최근 미국의 경기동향으로는 자동차 판매부진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미국경기는 지난해보다 둔화되기는 했지 만 여전히 활황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 실업률이 다소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평균치이하다.소비자신뢰지수는 여전히 높다.
뉴욕소재 솜 경제연구소의 로버트 마크는 『경기동향을 감안하면자동차는 계속 잘 팔려야 정상이다.5월까지도 판매부진이 계속되면 나는 경기동향 자체를 심각하게 재진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자동차판매 부진은 경기가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는징조인 동시에 향후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예고지표이기도하다.자동차산업이 다른 산업과 경기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최근의 판매부진에 대해 『아직은 일시적인 시장의 변덕에 불과하다』며 태연해하고 있다.전반적인 고용사정이 좋고 특히 실질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어 조만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낙관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 사이에는 비관론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경기가 정점을 지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급속히 감퇴하고 있으며이미 회복되기 힘든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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