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의원 심사작업 진통-民自동 공천잡음 잠복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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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자당은 요즘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민주당의 공천잡음 때문이다.연이어 터지는 야당의 금품수수.정실개입.자격미달.선정절차상의 하자시비는 적지 않은 반사이익을 민자당에 가져다주고 있다.앉아서 남는 장사를 하고있는 셈이다.
민자당 당직자들은 『요즘같으면 선거를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한다.그러나 민자당도 즐기고만 있을 처지가 아니다.자칫하면 민주당이 겪는 홍역을 민자당도 치르게 될지 모른다.
광역의원후보 심사작업이 적지 않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열조짐이 보이는 지역이 있는데다 경합에서 탈락했거나 승산이 없다고 생각되는 인사들로부터 상대방을 비방하는 투서등이 벌써부터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경남의 한 지역에서는 공천탈락자가 상대에 대한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해 지방신문에 난 일도 있다.조짐이 심상치 않다.
광역의원 후보선정을 둘러싼 시비가 벌어지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 우선은 지구당위원장의 정실결정이라는 주장들이다.민자당의 광역의원후보를 결정하는 지구당별 「추천대상자선정위원회」가 지구당위원장의 자의대로 구성돼 공정한 심사를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중앙당에 접수되는 하소연은 주로 이같은 내용이다.
그러나 이보다 큰 문제는 경선을 하는 경우라고 한다.추천위원회에서 선거로 후보를 결정한 지구당의 경우 낙선한 측이「각본경선」을 주장하거나 상대방의 금품살포를 주장하며 불복하는 경우가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반발은 아직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다.그러나 언제든 표면화될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민자당은 이와 관련한 자료를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물의가 있는 지역이 파악되면 즉각 수습에 나서고 있다.조기에 수습되지 않으면 어떤 식 으로 발전될지 모르기 때문이다.동시에 공천잡음을 최소한으로 줄임으로써 야당과의 차별화를 기하기 위해서다.
민자당은 그동안 야당의 공천잡음을 기회있을 때마다 비난해왔다.23일에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공천문제를 비난했다.
만약 민자당쪽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동안의 비난은 부메랑이 되어돌아온다.그러니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데 전 당직자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이 끝까지 주효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것 같다.중앙당이 광역의원후보를 본격심사,발표할 25일부터는 밖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자당의 한 관련당직자는 『광역의원의 경우 광역및 기초단체장공천자처럼 꼼꼼히 심사하기가 어려워 자질이나 경력시비가 발생할우려가 그만큼 높다』고 걱정하고 있다.
민자당의 골칫거리는 또 있다.아직 공천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기초단체장 미정지역들이 그것이다.
민자당은 당초 22일까지는 무공천지역 10여곳을 제외한 40여곳의 후보를 확정한다는 계획이었다.그러나 추가확정자는 8명에불과했고 미정지역은 45개나 남게됐다.잘 조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직자 살얼음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는 지구당위원장이 추천한 후보를 중앙당이 거부하자 당사자와 주변사람들이 중앙당으로찾아와 항의하기도 했다.쉬쉬해서 그렇지 내부적으로 곪고있는 지역도 있다.
또한 이미 결정된 1백85명의 기초단체장 가운데 자질과 전력에 문제가 있는 인사가 30여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민자당이 검증은 했다고 하지만 완벽한 검증을 했다고 할수는없다. 그래서 민자당의 공천관련 당직자들은 살얼음을 걷는듯한 모습들이다.
〈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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