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시대의가정>4.끝 전자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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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내달 3일 시댁과 친정이 있는 부산에 갈 예정인 주부 박영주(朴鈴珠.32.서울서초구잠원동)씨는 항공편 예약을 위해 전화대신PC앞에 앉는다.통신망 하이텔에 접속후 항공권 예약서비스를 이용,남편(35)과 원일(8).경일(6)군등 네식구 의 좌석을 예약한다.
「6월3일 오후2시 서울발 부산행.어른2명.어린이2명」.예약전화는 통화중일 때가 많아 짜증이 난 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 통신은 바로 연결이 가능하고 직접 확인할 수 있어 朴씨는 항상PC통신을 애용한다.
『평소 보고싶었던 영화표를 예매하고 책을 신청하기도 하죠.남편과 아이들 생일날 꽃배달을 부탁하고 지방특산물을 주문하는 것은 보통이에요.』 대전시유성구신성동에 사는 노정래(盧正來.30).김선희(金旋希.29)씨 부부에게는 PC가 도서관이자 은행이다. 盧씨는 전자통신연구소 연구원이자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에다니고 있고 金씨 역시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따라서 이들 부부에게는 무엇보다 각종 자료의 보고인 모교도서관을 쉽게 이용할 수 없는게 큰 문제였다.
盧씨는 하이텔에 개설된 서울대 자료실을 통해 연구관련 자료를검색하고 수강신청도 대전에서 통신으로 한다.서울까지 왔다갔다하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金씨는 아예 국립중앙박물관 문헌자료서비스망을 이용한다.논문을살펴보고 필요한 자료는 다운로드로 수신한다.『공부하는 부부이다보니 서로 집안 일을 위해 짬 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컴퓨터는 집안 일을 대신해주는 고마운 「전문비서」 역할을 해요.』金씨의말대로 컴퓨터는 활용하기에 따라 주부들에게 여유와 편의를 제공하는 가정의 충성스런 보조자인 셈이다.
〈金鍾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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