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작기행><저자는말한다>"메가미디어 조직개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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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현재의 언론보도를 보면 컴퓨터소프트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할리우드에 진출한다느니,전화회사가 TV방송망을 구축한다느니 하여 종래의 산업간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들 기업들의 행태는 한마디로 새로운 산업을 낳 기 위한 산고임에 틀림없다.TV.전화.컴퓨터.엔터테인먼트산업등이 하나의 거대산업으로 결합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현재의 주종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장래 하나의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아직까지 새롭게 탄생할 산업을 일컬을 적절한 단어가 없는데 나는 그것을 메가미디어라고 부르고 싶다.
미디어 관련업종에서 합종연횡식의 합병이 이뤄지고 있는 진짜 이유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컴퓨터 소프트업계에서 아성을 굳게 지키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PC에서정보고속도로로 탈바꿈하고자 노력을 펼치고 있는 이면에도 지금 당장 변신을 못하면 10년 이내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서두르다가 오히려 일을 망치는 경우도 많다.
벨 애틀랜틱사와 TCI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중요한 것은 지금 아무리 변화에 매진한다고 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그때문에 이 책도 각 기업체들의 개성분석을 통해 새롭게 펼쳐질 산업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경쟁을 벌일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메가미디어 경쟁의 패배자는 특정분야나 국한된 지역만을 고집하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예를들어 퍼시픽 텔레시스사의 경우캘리포니아주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커뮤니케이션 시장인 이 지역을 사수할 경우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만약이 지역에서마저 우위를 놓친다면 이 회사는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현재 미디어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섬너 레드스톤과 러퍼트 머독이 10년후에도 계속 파워브로커로 군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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