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탈락 11인 반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박지원
당과 국민은 내 출마 원해

공천심사위원회는 정치기구이지 법을 심의하는 기구가 아니다. 당 대표도 희생양을 만들지 말자고 했고, 최고위에서도 결의한 상황이다. 내가 표현하지 않아도 당이나 국민은 내가 총선에 나가기를 원한다. 6·15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서 개인 비리도 아니고 통일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국민이 정당하게 평가해줄 것이다. DJ와 매일 만나서 이 문제를 놓고 논의한다. DJ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여러 가지가 뭔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김홍업
수렁 나온 사람 다시 수렁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법적으로는 유죄를 받았을지언정 이미 유권자를 통해 지난 선거에서 심판받았다. 깊은 수렁에서 벗어나온 사람을 다시 한번 깊은 수렁으로 떨어뜨리는 처사다. 나로선 정권 말기 대통령 아들로서 불이익을 받은 사건이고 당에 충분히 나의 억울함을 전달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데 대해 황당하기 그지없다.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손에 목숨을 잃게 된 참담한 심정이다.

신계륜
결국 사람 잡는 공천 됐다

당의 총선기획단장이자 사무총장인 나를 공천에서 탈락시킨다는 것은 손학규 체제에 대한 도전이다. 억울한 사람의 한을 풀어주는 공천이 아니라 사람 잡는 공천이 됐다. 공심위는 인간의 손이 아닌 차가운 기계의 손을 가졌다. 최고위원회의 권고를 정면으로 무시한 이러한 결정이 정당한 절차로 이뤄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민주적 절차가 아닌 박재승 위원장의 강압에 의한 결정으로 본다. 최고위에서 논의해 제도적 견제 장치를 마련하겠다.

안희정
노무현 전 대통령과 상의 안 할 것

세상이 그렇게 합리적인 과정으로만 가지 않고 꾸불꾸불 가는 것 같다. 공심위가 이렇게 결정을 내리고 나를 비롯해 당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이 배제되는 것이 꾸불꾸불 돌아가는 길인지 아닌지 잘 고민해서 내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 공심위원들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섭섭하다 아니다 말해서 뭐 하겠나.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상의할 계획 없다. 지역 주민들, 지지자들의 의견을 잘 청취해서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리겠다.

이상수
두 번 죽이는 건 가혹한 처사

대의를 위해서 나는 정치적으로 죽었다. 당이 나를 두 번이나 죽이려고 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다시 기사회생하려고 하는데 정말 가혹하다. 내가 잘못한 것에 대한 내용을 알고나 하는 말인가. 당을 위해 한 일이 아닌가. 국민의 심판을 받고 싶다. 주민의 심판을 받고 싶은 것이다. 공심위는 국민의 뜻을 따른다고 하는데 중랑구민은 나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것을 막으면 안 된다. 국민의 이름이라는 것이 뭔지 묻고 싶다. 당 공심위가 결정한 배제는 당 공심위가 결정한 것이지 당론이 아니다.

신 건
국회의원 구걸할 생각 없다

결정을 받아들이겠다. 공심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했든 공천 신청을 하지 말라면 받아들이겠다.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구걸할 생각은 없다. 크게 괘념치 않겠다.

다만 (내 문제는) 금품과 관련된 게 아니고 국정 수행 과정에서 나온 거라 고향 사람들에게 나란 사람에 대해 평가를 받고 싶었는데 그러지 말라면 별수 없는 게 아니냐. 당의 여러 사람이 나오라고 권유해서 나오게 됐는데 이렇게 됐다. 정치인이 아니어서인지 전혀 서운하지는 않다.

설 훈
당 명령에 충실했을 뿐인데…

나는 비리도 아니고 부정도 아니다. 당의 명령에 충실했을 뿐이다. 우리 당이 망한 것은 부정 비리 때문이 아니다. 부정 비??해도 좋다는 게 아니다. 그것보다는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반성하는 게 이번 선거의 주요 전략이 돼야 한다. 그런데 초점을 이런 문제로 가져간다면 타깃이 잘못됐고 전략적 실패로 본다. 박재승 위원장에게 공개 질의를 하겠다. 당의 명령에 충실한, 비리에 연루되지 않은 나를 배제 대상에 집어넣은 이유가 뭔가. 박 위원장은 대답할 의무가 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 여론도 좋고, 주민들의 격려도 많았다. 그런데 나를 이렇게 몰고 가니 억장이 무너진다. 이건 횡포도 아니고, 독선도 너무 지나친 부분이다.

이호웅
명예회복 기회 빼앗겨 원통

최근 지역 여론도 좋아지고 해서 정말 한번 열심히 해보자 싶었다. 처음엔 너무 억울해 분노가 치밀었다. 재판 과정 자체도 엉터리가 많았고 당내 많은 분이 내가 억울하다는 걸 다 알고 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고집불통이었다더라. 약자를 대변해 보고자 재야운동과 정치를 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시대가 더 이상 나 같은 정치인을 원하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나이에 굳이 당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고 싶지 않다. 또 그래서도 안 된다. 다만 내 정치 인생이 이렇게 끝나면 내가 비리 정치인으로 낙인이 찍히게 되고 명예회복을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 원통하다. 하지만 이것도 우리의 정치 현실이고 수준이다.

이용희
어떻게 국회 부의장을 자르나

어떻게 4선 의원이자 국회 부의장인 나를 당적도 없는 이들이 자를 수가 있느냐.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다. 유권자들과 상의해서 거취 문제를 결정하겠다. 승복할 수 없는 기준을 갖고 나를 배제한다면 당장 내 지역구 유권자나 지방단체장들이 승복하겠느냐. 모르는 사람에게 칼자루를 주어 대외적으로 과시하다가 뒤통수 맞은 모양새다.

김민석
6년간 캄캄한 터널 기어왔는데

개혁 공천이라는 공심위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개개인의 사연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잣대로 판단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생각한다. 당의 논의 과정을 지켜본 뒤 행동을 결정하겠다. 오늘 공심위 결정은 낙인이거나 추방 선언이 될 수 있다. 6년간 쉬면서 캄캄한 터널을 기어오다시피 했는데 번번이 같은 일로 희생을 감당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정일
의원 뽑지 성직자 뽑는 거냐

정치는 혼란스럽고 복잡하고 위험스러운 직업이다. 국회의원이란 건 성직자를 고르는 자리가 아니다. 지역과 국가 운영을 해나갈 능력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미리 원칙을 제시했으면 공천 신청을 안 했을 거다. 이런 구차한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었다. 나는 무소속으로 나와도 당선될 자신이 있다.

국회의원을 두 번이나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공천 여부를 정한다니 언어도단이고 애들 장난이다. 공심위를 전면 부정한다. 내일(6일) 의견을 밝히겠다. 정치를 계속한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거고, 아니면 아예 관두는 방향이 될 거다.

■ 총선 출마자들은 조인스 사이트로 !

4월 9일은 총선의 날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탄생으로 권력이동이 시작됐습니다. 다음 관심은 국회 권력 향배입니다.

중앙일보 조인스가 18대 총선 출마 희망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올릴 수 있는 홈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유권자는 자기 지역에 누가 출마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출마 희망자는 조인스 사이트에 접속해 주어진 양식에 맞춰 자료를 올려 주십시오.

박지원 “DJ도 여러가지로 생각 중” #김홍업 “모르는 사람 손에 죽게 돼” #신계륜 “손학규 체제에 대한 도전”

▶ 18대 4.9 총선 출마희망자 정보 등록하러가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