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숙 판화전-가람.김내현.대구 맥향화랑 23일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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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여러 국제판화전에서 수상경력이 있는 판화작가 장영숙(張英淑)씨가 판화외에 새로 작업을 시작한 유화.아크릴화를 함께 선보이는 근작전.
뿌연 안개속으로 사라지는 사람의 뒷모습,나무기둥에 살짝 걸려있는 나뭇잎하나.어디까지가 배경이고 어디서부터 그리고자 했던 형상인지 쉽게 구별되지 않는 『인물』『풍경』등이 소개중이다.
장씨의 판화나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있는 것 혹은 보이는 것과 짝이 되는,존재하지 않는 것 혹은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벽허물기다.그림속에서는 빈공간으로 사라지는 선이나 백묘(白描)같은 여러 회화적 기법이 동원돼 둘사이의 경 계를 허물고있다.실제 그속에서 그녀가 하고 싶은 말은 세상은 여러 인연의끈들로 꽉 묶인 하나의 그 무엇이라는 것.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과의 구분을 없앤 뒤에 그녀의 그림에 나타난 것은 슬픔같은 아련함이다.투명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존재의 뒷모습에는 삶의 가지가지 슬픈 인연의 무게가 깊게 담겨있는 듯하다.
홍익대 응용미술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회화과를 마친 장씨는 80년 제1회 공간국제판화전에서 대상을 차지했고 85년에는 스페인에서 열린 카다게스 국제소형판화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가람화랑((732)6170),김내현화랑((543)3267),대구맥향화랑(053(421)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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